우량 회사채에는 돈이 몰리고, BBB는 미매각이 났다 4% 중반짜리 회사채가 기관 투자자들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채권 시장에서 어떤 종목은 신청이 밀리고, 어떤 종목은 돈을 다 채우지 못합니다. 등급 하나 차이가 이 두 결과를 갈랐습니다.
8월 25일 기준 3년 만기 AA- 회사채와 국고채 사이 금리 차(신용 스프레드)는 67.9bp(0.679%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26일 발표한 수치입니다. 이달 5일 70.4bp에서 2.5bp 좁혀진 것으로, 3주 만에 소폭이나마 개선됐습니다. 다만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20bp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절대적으로 넓은 스프레드가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8월 5일부터 25일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77%에서 3.826%로 14.9bp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AA- 회사채 3년물은 4.381%에서 4.505%로 12.4bp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국고채보다 2.5bp 덜 오른 셈입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경계감으로 시장금리 전반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결과, 스프레드가 줄었습니다. 금리가 올랐는데 스프레드가 좁혀진 것은 이 역설적인 구조 때문입니다.
공급 측부터 보면, 높은 조달 비용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공모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이나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같은 단기자금 조달 수단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공모채 발행 기업 수 자체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상황입니다. 수요 측에서는 4% 중반까지 올라온 절대금리 수준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이자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 이른바 캐리 수요가 우량 등급을 중심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공급 감소와 수요 유입이 맞물리면서 수급 여건이 개선됐습니다.
최근 수요예측(채권 발행 전 투자자 주문 접수) 결과를 보면 온도 차가 뚜렷합니다. KB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은 2700억 원 모집에 5200억 원이 들어왔고, 롯데건설은 500억 원 모집에 1510억 원의 주문을 확보했습니다. 반면 BBB급인 이랜드월드는 200억 원 모집에 180억 원이 들어오는 데 그쳐 20억 원이 미매각됐습니다.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살아났다기보다 신용도가 높은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양상입니다. 저신용등급 기업의 미매각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요 기반으로 발행시장 강세가 이어져 신용 스프레드가 추가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발행 물량이 제한된 상태에서 기관의 매수 수요가 유지되면 공급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같은 연구원은 "업황이 양호한 기업 중심으로 2~3년 만기 회사채에 대한 만기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세가 크레딧 시장 전반으로 번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습니다. 등급별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저신용 기업의 조달 환경은 당분간 쉽지 않습니다.
지금 회사채 시장의 온도는 등급에 따라 다릅니다. AA- 이상 우량채에는 기관 수요가 꾸준히 들어오지만, BBB급에서는 돈이 다 모이지 않는 일이 반복됩니다. 4% 중반의 절대금리는 기관 투자자 기준으로 매력적인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이 수혜가 고루 돌아가는 구조는 아닙니다. 신용 스프레드 수치 하나만 볼 때는 개선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 우량채와 비우량채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수치가 누구에게는 기회이고 누구에게는 문이 닫히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고금리에도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우량채 ‘캐리 수요’ 유입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8/26/news-p.v1.20260826.654c1843976f44a2ac68d36ca8ac5c34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