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오르면 보험주가 오르고, 증권주가 내려가는 이유 금리가 4.7%를 넘어서자, 같은 금융주라도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보험주는 10% 넘게 올랐고, 증권주는 3% 넘게 내렸습니다. 같은 금리 환경에 놓인 두 업종이 정반대로 움직인 데는 각각의 수익 구조가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5일 'KRX 보험 지수'는 10.45% 상승했습니다.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한화생명 등 11개 종목이 이 지수에 포함됩니다. 같은 기간 'KRX 증권 지수'는 3.44% 하락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 등 14개 상장사가 이 지수를 구성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길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자, 시장금리도 함께 뛰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이던 연 4.5%를 넘어 4.7%대까지 올랐습니다. 국내 국고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년물이 연 3.8%, 10년물이 연 4.3%를 각각 넘어섰습니다.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하면 국내외 금리 모두 뚜렷하게 높아진 수준입니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할 때 국공채 등 채권에 상당 부분을 투자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새로 편입하는 채권의 이자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운용이익이 개선됩니다. 증권사는 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서 예금·채권 쪽으로 자금을 옮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증권사 수익의 핵심인 브로커리지(투자자의 매매 주문을 대신 처리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 수익은 거래대금이 줄수록 함께 감소합니다. 같은 금리 상승이 한쪽에는 이자 수익 증가로, 다른 쪽에는 거래대금 감소로 작용하는 겁니다.
금리 수혜만으로도 보험주 흐름을 설명할 수 있지만, 손해보험사에는 별도의 호재가 더 있습니다.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관리급여 제도가 그것입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도수치료를 중심으로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험금 지출이 감소하면 손해보험사의 손익이 개선되는 구조입니다. 금리 상승 효과와 보험금 지급 감소가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인 셈입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험 업종은 금리 상승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 및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의 방어주 성격이 부각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펀더멘털이란 기업의 실제 이익·자산 등 내재 가치를 뜻합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 업종에 대해 "이익과 주주환원 측면의 잠재적인 업사이드가 높다"며 "관리급여 시행에 따라 도수치료를 중심으로 실손 지급보험금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손익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재우 연구원은 실적 면에서도 "수익성 관리에 따른 장기 손해율 하락세 전환, 손실계약 비용 환입에 따른 연간 이익 개선 등 바텀 아웃(실적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연구원 모두 보험주에 우호적인 판단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증권사 자체 추정이며 투자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금융주라고 해서 금리 환경에 같은 방향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수익 구조가 채권 운용 중심인지, 거래 수수료 중심인지에 따라 금리 상승의 영향이 반대로 갑니다. 보험주와 증권주는 같은 금융 업종으로 묶이지만, 고금리 국면에서 이 둘의 방향은 이번 달 수익률 격차 14%포인트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달 두 지수 모두 출발점은 1월 1일이었습니다. 그리고 25일, 한쪽은 10.45% 위에, 다른 쪽은 3.44% 아래에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