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주식·코인·부동산을 한 플랫폼에서 사고팔 수 있다면 올해 2분기, 미래에셋증권의 당기순이익이 1조 9000억 원을 넘었습니다. 5대 은행 전체의 당기순이익을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그 중 1조 6242억 원은 스페이스X 지분 평가이익이었습니다. 이 한 건이 전체 세전이익 2조 5287억 원의 64%를 채웠습니다. 미래에셋은 지금, 이 흐름을 우연이 아닌 구조로 굳히려 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5년 2분기 1조 90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 연속 '1조 클럽'을 달성한 것입니다. 이 실적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스페이스X 지분투자였습니다.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 과정에서 발생한 평가이익 1조 6242억 원이 전체 세전이익에 반영됐습니다. 자기자본투자(PI), 즉 증권사가 고객 위탁이 아닌 자기 돈으로 직접 투자해 거둔 수익입니다.
이번 실적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닙니다. 미래에셋은 10년 가까이 글로벌 금융 밸류체인을 단계적으로 확보해왔습니다. 2016년 KDB대우증권 인수로 국내 최대 수준의 자기자본과 투자은행(IB) 역량을 갖췄습니다. 2018년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Global X)를 인수해 세계 최대 자본시장에 직접 상품을 만들고 운용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2022년 호주 자산운용사 ETF 시큐리티스를 인수해 글로벌X 오스트레일리아로 재편했고, 2023년에는 유럽 ETF 시장조성업체 GHCO와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스톡스팟을 잇따라 품었습니다. 같은 해 인도 증권사 셰어칸 인수로 현지 개인 고객과 영업망도 확보했습니다. ETF 상품 제조, 유통을 위한 시장조성, 디지털 기반 자산관리까지 더하면서 투자 상품의 제조부터 관리까지 단계별로 채워온 것입니다.
글로벌 ETF 플랫폼을 갖춘 미래에셋이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디지털엑스(옛 코빗)를 인수했습니다. 이는 '미래에셋 3.0'이라는 차기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핵심은 전통 금융자산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를 허무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매에 그치지 않고,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와 토큰증권(STO) 시장까지 포함합니다. RWA 토큰화란 부동산·채권 같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형태로 쪼개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STO는 주식·채권 같은 전통 금융자산을 토큰 형태로 발행해 거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는 홍콩 투자자 대상 한국 주식 서비스를 시작으로 미국·일본·싱가포르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MAPS가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역할이라면, 디지털엑스는 자산 유형 간 경계를 허무는 인프라로 설계된 것입니다.
성장 전략이 탄탄해 보이지만, 반대편 사실도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은 아직 법적·제도적 정비가 진행 중입니다. 업계의 한 임원은 "디지털 자산이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를 넘은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아직 법적 제도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시장이 열리기 전에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전략인 동시에, 시장이 예상대로 열리지 않을 위험도 안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처럼, 단일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구조적 특징입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디지털엑스 인수 이후 임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컴플라이언스는 타협할 수 없는 우리의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제도(KYC),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등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MAPS는 국가와 시장의 경계를, 디지털엑스는 자산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회장은 MAPS를 "미래에셋 3.0을 실현할 핵심 축"이라고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래에셋이 추진하는 RWA 토큰화와 STO 시장은 현재 국내에서 법적 정비가 진행 중인 영역입니다. 관련 서비스가 실제 투자자에게 제공되기까지는 제도 완비 여부가 관건입니다. 가상자산 관련 정책·제도 동향은 금융위원회 공식 홈페이지(fsc.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나온 지금, 미래에셋의 다음 분기 실적은 스페이스X 같은 단일 이벤트 없이 어떤 구조로 채워질지가 3.0 전략의 실제 검증대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