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용적률 1.2배 완화되면 서울에 집이 4만3000가구 더 생긴다 서울 어딘가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구역에 산다면, 이번 협의 결과가 직접 닿을 수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을 마친 뒤 "재개발 용적률 규제 1.2배 완화에 대해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규제 하나가 바뀌면 2031년까지 공급되는 순증 물량이 기존보다 약 절반 더 늘어납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31만 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과정에서 실제로 늘어나는 순증 물량은 8만7000가구였습니다. 용적률 규제가 1.2배까지 완화되면 이 순증 물량이 약 13만 가구로 늘어납니다. 차이는 4만3000가구입니다. 오 시장은 "용산과 탄천 일대에서 논의하는 물량을 다 합친 것처럼 많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가 재개발 용적률 완화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국토부와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면담에서도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오늘도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고 직접 말했습니다. 다만 용적률 완화 항목에 한해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용적률이란 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같은 땅에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완화 대상은 현재 정비사업이 추진·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장입니다.
용적률 완화 협의가 단독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공원 본체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해왔습니다. 서울시는 이에 반대합니다. 오 시장은 이날 면담에서도 "역사적 맥락과 생태적 가치, 도시공간 구조상 용산공원 본체 부지는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국토부는 이 입장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두 사안이 같은 테이블에 올라와 있어 어느 하나만 먼저 결론 내기 어려운 구도입니다.
용산공원 대신 서울시가 정부에 공식 제안한 곳은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입니다. 물재생센터를 이전한 뒤 그 자리와 주변을 피지컬 AI 산업과 청년 주거가 결합된 복합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재원은 인근 동부도로사업소 부지(추산 가치 약 3조3000억 원)와 세텍 부지(약 2조3000억 원)를 매각해 약 5조5000억 원을 확보하고, 이를 마중물로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물재생센터 이전 비용(약 5000억 원 예상)을 충당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해당 일대 마스터플랜 용역을 완료했으며 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김 장관은 이 제안을 "경청하고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탄천물재생센터 인근 주민들은 냄새와 높은 임대 비율 등 정주 여건을 문제로 지적해왔습니다. 오 시장은 "물재생센터를 옮기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현재 제기되는 냄새 문제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이전하고 나면 오히려 바람직한 주거 환경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공급 속도 측면에서도 탄천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입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는다고 해도 현 정부 임기 내 착공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탄천 대안 채택을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재개발 구역 안에 살고 있거나 조합원인 경우, 용적률 1.2배 완화가 확정되면 같은 사업장에서 공급되는 가구 수가 늘어납니다. 늘어난 물량 가운데 임대주택 비율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는 정부와 추가 협의 중입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일주일 뒤 다시 만나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대체 공급 부지 등을 추가 협의할 예정입니다. 결론이 나오는 시점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재개발 구역 내 사업 진행 상황은 서울시 클린업시스템(cleanup.seoul.go.kr)에서 사업장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탄천물재생센터 자리에 무엇이 생길지는 아직 협의 중입니다. 4만3000가구라는 숫자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지는 일주일 뒤 면담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