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떠난 자리, 개혁신당은 어디로 가나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23일 뒤, 이준석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설득해내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는 말을 남기고 대표직에서 내려왔습니다. 개혁신당은 창당 이래 이 대표 중심으로 운영돼왔습니다. 그 구심점이 사라진 지금, 당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개혁신당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한 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제3지대 보수 정당으로서 대안 세력을 자임해왔던 것과는 거리가 먼 결과입니다. 여기에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자작극' 의혹이 겹쳤습니다. 정치 개혁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당이 자당 후보 검증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이 대표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개혁신당은 출범 초기부터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색깔이 당 전체를 규정하는 구조였습니다. 당의 메시지, 선거 전략, 대외 발언 대부분이 이 대표를 통해 나왔습니다. 그 방식이 가시적인 지지층을 만들어낸 측면도 있었지만, 동시에 이 대표 없이는 당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취약성을 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퇴는 그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대표와 함께 개혁신당 지도부 전체가 총사퇴했습니다. 통상적인 정당이라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수습에 나서지만, 개혁신당은 당헌·당규에 별도의 비대위 규정 자체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천하람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전당대회 준비에 나설 예정입니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절차는 시작됐지만, 후보군조차 뚜렷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대표 사퇴 이후 국민의힘과의 합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차별화된 보수 노선을 정체성으로 삼아왔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합당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두 당이 다시 하나가 되려면 노선 정리가 먼저 필요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입니다.
이 대표는 사퇴 이유를 설명하며 "우리 앞에는 미룰 수 없는 정치 일정이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이 2028년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총선 전략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일정을 맞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입니다. 사퇴가 단순한 책임론의 결과가 아니라 당 재편을 위한 결정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개혁신당의 지금 상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표도, 지도부도, 비대위 규정도 없는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합니다. 천하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아 수습을 이끌고 있지만, 차기 대표 후보군조차 뚜렷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2028년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이준석이 '정치의 시간은 누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말한 그 자리에서, 개혁신당은 지금 그 시간 앞에 서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