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퇴직금 운용하는데, 5년 수익이 임금 상승보다 3%p 낮았다 지난해 한 회사의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3.5%였습니다. 같은 해 DC형은 8.5%, 개인형 IRP는 9.4%를 기록했습니다. 수익이 낮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DB형은 회사가 적립금을 굴리는 구조라, 수익이 낮으면 그 부족분을 회사가 채워 넣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DB형 퇴직연금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3.5%였습니다. DC형(8.5%), IRP(9.4%)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91.9%를 집중하는 보수적 운용 관행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리금보장형은 원금이 지켜지는 대신 수익도 낮습니다.
최근 5년을 놓고 보면 격차가 더 선명합니다. 같은 기간 DB형 누적 수익률은 15.9%였지만 근로자 평균 임금 상승률은 18.9%였습니다. 3%포인트 차이입니다. DB형은 퇴직 시점의 월급여에 근속 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급여로 지급합니다. 임금이 오를수록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도 늘어나는데, 적립금 수익이 임금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기업이 그 차이를 직접 메워야 합니다.
DB형 운용의 또 다른 문제는 자산과 부채의 시간 불일치입니다. 지난해 기준 근로자 평균 근속 연수는 7.1년입니다.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시점이 평균 7.1년 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DB형에서 운용되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83%는 만기가 3년 이내입니다. 자산은 2~3년 주기로 돌아가는데 부채는 7년 뒤에 확정됩니다. 이 간격이 벌어질수록 퇴직급여 부채가 자산보다 빠르게 커질 수 있습니다.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이미 목표수익률과 적립금 운용 방법 등을 담은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운용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을 밑도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이번 자료가 나온 배경입니다. 금감원은 퇴직연금사업자에게 개별 문서를 보내 컨설팅 역할을 강화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며, 고용부는 연말 모범 사용자·사업자를 선정해 포상할 계획입니다.
금감원과 고용부는 두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첫째, DB형 적립금의 목표수익률을 기업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시점에 맞춰 자산의 투자 기간을 조정하는 '듀레이션 일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듀레이션은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을 뜻합니다. 두 기관은 이를 위해 퇴직연금사업자의 자문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고용부는 적립금 미충족 사업장에 대해 정기 감독과 과태료 부과 등 제재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내 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DB형이라면 수익률 관리는 회사 몫이지만, 회사의 적립 상황이 내 퇴직금 수급에 직결됩니다. 재직 중인 회사의 DB형 적립금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고용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DB형 수익률은 3.5%였습니다. 같은 해 평균 임금은 그보다 높은 속도로 올랐습니다. 그 차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재무팀에서 계산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