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발표 전날, 한국 투자자들이 1조 원을 몰았다 나스닥지수가 2만 6000선 아래로 밀린 시점이었습니다. 그 일주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 하나에만 약 9845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조정 국면임에도 베팅 규모가 이 정도라면, 단순한 낙관이 아닌 구조적인 흐름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7일부터 24일까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7억 1291만 달러, 원화로 약 9845억 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 전체 순매수 1위입니다. SOXL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입니다. 지수가 하루 1% 오르면 3% 수익이 나지만,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도 3배가 됩니다. 메모리반도체 관련 상품에도 자금이 집중됐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집중 투자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는 8878만 달러(약 1227억 원) 순매수로 전체 3위에 올랐습니다. 메모리 기업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RAM ETF'도 4696만 달러(약 649억 원)로 11위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29일 2만 4442.94에서 이달 13일 2만 6803.03까지 올랐습니다. 약 2주 만에 9.7% 상승한 셈입니다. 그러나 13일 이후 상승 동력이 약해지면서 지수는 다시 밀렸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는 바로 이 하락 구간에서 집중됐습니다. 조정 이후 반등을 기대하는 '저점 매수' 패턴과 맞닿아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에만 쏠리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QQQM'에 4751만 달러(약 657억 원), 개별 종목 샌디스크에 1억 290만 달러(약 1423억 원)가 들어오며 순매수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알파벳은 8026만 달러로 4위, 브로드컴은 3699만 달러로 12위였습니다.
이 시기 매수가 집중된 배경에는 26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있습니다. 엔비디아 실적은 AI 반도체 수요를 확인하는 지표로 시장이 주목해온 이벤트입니다. 블룸버그는 이 발표를 "AI 관련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사실상의 분기별 평가대"로 분석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발표 전 매수로 반등에 선제 베팅한 셈입니다. 다만 실적 발표 전 경계감이 기술주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도 꼽힌다는 점에서, 같은 이벤트가 관망과 매수를 동시에 만들어낸 구조였습니다.
매수세가 강했지만, 시장 불안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규제 압박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추가 경제 제재도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이 두 요인은 반도체 수출 규제나 공급망 재편과 맞닿아 있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중기 변수로 시장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실적이 좋게 나와도 이 배경이 남아 있는 한 상승 탄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한 종목의 이벤트가 아니라 빅테크의 AI 투자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매출이 930억 달러를 넘고 다음 분기 전망까지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경우 옵션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주가 상단을 시험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930억 달러는 시장이 설정한 기준선입니다. 이 수치를 넘느냐 못 미치느냐에 따라 반도체 전반의 투자심리가 달라집니다. 레버리지 ETF 보유자라면 실적 발표 직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SOXL처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횡보하거나 등락을 반복할 경우에도 원금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상승분이 3배인 동시에 손실도 3배입니다. 단기 방향성 베팅 용도로 설계된 상품이며, 장기 보유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은 상품 설명서에도 명시된 내용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or.kr)에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현황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발표 전날 1조 원이 반도체 레버리지에 몰렸습니다. 그 선택의 결과는 발표 이후에 확인됩니다.
![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베팅 나선 서학개미…반도체 3배 ETF에 1조 [코주부]](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8/25/rcv.NEWS1.NEWS1.20260825.2026-08-25T155033_1008071583_FINANCE-STOCK_I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