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엔비디아 실적에 7거래일 만의 2.7% 상승] 반도체 한 회사의 분기 실적이 발표된 다음 날 아침, 서울 여의도는 분주해졌습니다. 27일 오전 9시 5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7.91포인트 오른 6,996.12로 출발했습니다. 7거래일 동안 7,000선 아래에 머물다, 외국인 매수세와 반도체 종목이 동시에 움직인 결과입니다. 이 상승은 국내 기업 실적 때문이 아니라, 미국 엔비디아의 2분기 성적표 하나에서 시작됐습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962억 2,000만 달러였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수치입니다. 시장 전망치인 921억 7,000만 달러를 40억 달러 이상 상회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차기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70%로 제시했습니다. 시장이 기대하던 40%대 중반을 크게 넘어선 숫자입니다.
전날 뉴욕증시 정규장은 다우존스(-0.21%), S&P500(-0.02%), 나스닥(-0.08%) 모두 약보합으로 마감했습니다. 경계 심리가 우세했던 정규 거래 시간과 달리,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이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가 4%대, 마이크론이 3%대 급등했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미국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3.3%로 예상치에 부합한 점도 물가 불안을 덜었습니다. 정규장 흐름과 달리 시간외 지표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다음 날 아시아 시장이 반응했습니다.
삼성전자는 3.25%(8,500원) 올라 27만 원, SK하이닉스는 5.45%(9만 2,000원) 올라 178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반도체 장비·소재·부품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공급망 전반)도 함께 움직였습니다. SK스퀘어 4.44%, 삼성전기 4.36%, 한미반도체 2.51% 상승입니다. 변압기·전력기기 종목도 급등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혜 기대감에 HD현대일렉트릭이 8.32%, 효성중공업 5.86%, LS ELECTRIC 5.21% 올랐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개장 직후 539억 원을 순매수한 뒤 15분 만에 2,000억 원 이상으로 규모를 늘렸습니다.
같은 날 두산에너빌리티는 1.86%, 한국전력은 3.45% 하락했습니다. 현대차(-0.61%), 삼성바이오로직스(-0.50%), 삼성생명(-1.13%)도 약세였습니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결과입니다. 전체 지수가 오른 날에도 일부 종목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이 상승이 시장 전체의 고른 회복이 아니라, 반도체·전력 인프라 중심의 선별적 흐름임을 보여줍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수익화를 기반으로 삼은 레버리지 기반 투자 확장으로, 현금이 없는 비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아닌 중간 규모 기업)까지 성장한다는 그림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엔비디아의 금융 지원이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으며, 하이퍼스케일러 밖으로 AI 투자가 확산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메모리 부족 현상이 최소 2028 회계연도 말까지 병목을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모리 수요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번 상승의 직접 원인은 엔비디아 실적이었지만, 28일로 예정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 수 있는 자리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주요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것이라고 보지만, 이는 메리츠증권 등 개별 증권사의 분석입니다. 27일 아침 코스피는 6,996.12로 시작했지만, 7,000선 안착 여부는 그 연설 이후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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