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인은 베이징에 갔다, 중국 기업인은 워싱턴에 오는가 9월 24일, 미중 정상이 워싱턴DC에서 만납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조용히 논의 중인 사안이 있습니다. 중국 기업인들을 시진핑 주석 방미 대표단에 포함하는 문제입니다. 이 협상은 단순한 의전이 아닙니다. 지난 1년간 이어온 무역 합의의 연장 여부, 그리고 다자 무역 질서의 재편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올해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등 미국 기업인들이 동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중국 기업인들이 시진핑 주석과 함께 워싱턴DC를 찾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사안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대표단 후보로는 소비재 등 비민감 산업·제품의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은 기업들이 거론됩니다.
중국 기업인의 방미 동행이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방미 당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과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17년과 2023년 방미단 명단에는 기업인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8년 만에 기업인 동행이 재추진되는 셈입니다. 이번 논의가 타결된다면, 대중 관계에서 경제계의 위상이 다시 전면에 올라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양국이 체결한 무역 합의는 1년 시한입니다. 양국은 이를 연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다만 기간에서 이견이 있습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까지 연장을 원하고, 미국은 1년 연장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기 합의를 원하는 중국과, 협상 카드를 유지하려는 미국 사이의 간극입니다.
같은 날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SOM)가 폐막했습니다. SOM은 오는 APEC 정상회의의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도 미중은 팽팽한 입장 차를 드러냈습니다. 핵심 쟁점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의 방향입니다.
중국은 자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연계·발전시키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두 협정 모두 미국이 참여하지 않습니다. 이 방향이 채택될 경우 미국의 역내 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FTAAP에 노동·공정경쟁 규범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의혹, 정부 보조금을 통한 저가 덤핑 수출 의혹을 겨냥한 것입니다. 천쉬 SOM 의장은 폐막 브리핑에서 "각 회원이 중국의 구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중국이 다자주의 질서의 주도권을 자처하는 모습입니다.
9월 24일 정상회담의 핵심 체크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중국 기업인이 대표단에 포함되는지 여부. 포함된다면 경제계가 외교 전면에 복귀하는 신호입니다. 둘째, 무역 합의 연장 기간이 1년으로 확정되는지, 아니면 중국이 원하는 장기 합의에 가까워지는지 여부. 이 두 결과는 향후 미중 무역 협상의 속도와 범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됩니다. 5월 베이징에서 미국 기업인이 테이블에 앉았듯, 9월 워싱턴DC에서는 중국 기업인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는지 — 그 협상이 지금 진행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