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으로 AI 쓰는 시대, 세 회사가 만든다 스마트폰 없이 전화기만 있어도 AI를 쓸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정부가 선정한 세 회사는 앱 설치 없이 전화·문자로도 AI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기술 공모가 아닙니다. 전 국민에게 무료로 AI를 제공하는 국가 프로젝트의 첫 단추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 수행기관으로 SK텔레콤 컨소시엄·카카오 컨소시엄·KT 컨소시엄을 선정했습니다. 공모에는 총 6개 사업자(컨소시엄)가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SK텔레콤·엠케이디·이스트소프트·제논·카카오·KT가 참여했고, 지난 18일 접수가 마감됐습니다. 심사는 서면평가와 발표평가 두 단계로 진행됐습니다. 서면평가에서는 AI 모델 경쟁력과 GPU(그래픽처리장치, AI 연산에 쓰이는 핵심 반도체) 활용 계획 등 기술 적합성을 봤습니다. 발표평가에서는 시제품 영상 시연과 함께 서비스 편의성·이용자 확보 전략·생태계 기여 계획이 종합 평가됐습니다.
세 컨소시엄은 접근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앱·웹은 물론 전화·문자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합니다. 스마트폰 조작이 어려운 어르신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요청 하나로 계획 수립·실행·결과 확인까지 처리하는 '실행형 AI'를 목표로 합니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범용 챗봇과 AI 에이전트(사용자 대신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통합 제공합니다. LG유플러스와 함께 연내 범용 전화 AI 서비스 라이트(Lite) 버전을 출시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KT 컨소시엄은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정보 탐색부터 공공서비스 실행까지 통합 지원합니다. 다음 포털·앱뿐 아니라 다나와·무신사·직방 등에서도 AI 챗봇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선정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첫째, 외산 AI를 뛰어넘는 범용 AI 챗봇 서비스 계획. 둘째, 복잡한 신청 절차를 대신 처리하는 공공 AI 에이전트. 셋째, 스타트업과 협업해 만드는 차별화된 특화서비스 계획입니다. 단순히 기술력이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이 실제로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접근성과 서비스 설계가 당락을 갈랐다는 설명입니다. 국내 행정·지역 생활 맥락에 맞춘 대화 품질도 평가 기준이었습니다. 글로벌 AI 서비스가 채우지 못하는 한국 특화 영역을 겨냥한 겁니다.
서비스는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됩니다. 그렇다면 운영 비용은 누가 댈까요. 정부는 올해 선정된 3개 사업자에게 GPU B200 512장을 지원합니다. B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연산 칩으로, AI 서비스 운영의 핵심 인프라입니다. 내년부터는 정부 예산으로 전 국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공공데이터 연계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도 함께 진행됩니다. 사업자는 인프라와 예산을 지원받는 대신, 무료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과기정통부는 "국민이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공공 AI 에이전트 계획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완성도 못지않게 '얼마나 쉽게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됐다는 뜻입니다. 전화·문자 기반 접근과 기존 메신저·포털 연동 방식이 선택된 것도 이 맥락에서 읽힙니다. AI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층을 처음부터 설계에 포함시킨 사업자들이 선택된 셈입니다.
'모두의 AI' 서비스는 별도 앱 설치나 유료 구독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9월 중 3개 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하고, 베타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입니다. 카카오톡을 쓰거나 KT·SKT 이용자라면, 별도 가입 없이 기존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화기 하나로 AI를 쓸 수 있게 된다는 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처음부터 대상에 포함된다는 의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