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결정 앞두고, 반도체 빠진 자리에 화장품이 들어섰다 삼성전자 주가가 2.82% 내린 28일,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시간 5.97% 올랐습니다. SK하이닉스도 2.72% 빠졌습니다. 반도체·AI 종목이 반년 넘게 코스피를 끌어올렸는데, 오늘만큼은 그 구도가 뒤집혔습니다. 이 흐름은 하루치 변동이 아닙니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 섹터가 시장 변동성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2024년 8월 28일,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주요 화장품 종목이 일제히 올랐습니다. 한국콜마 9.88%, 실리콘투 7.63%, 코스맥스 6.89%, LG생활건강 6.37%, 아모레퍼시픽 5.97%, 에이피알 5.06% — 모두 장중 5~10%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는 25만 8500원, SK하이닉스는 168만 3000원에 거래됐습니다. 각각 전날보다 2.82%, 2.72% 낮은 수준입니다.
전날 밤 엔비디아가 2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였습니다. 그런데도 반도체주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 시간 오늘 밤 11시, 잭슨홀 미팅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중앙은행(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을 내비치는 연례 행사입니다.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발언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었습니다. 호재가 있어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펀더멘탈이 탄탄한 기업', 즉 실적이 실제로 뒷받침되는 종목에 눈을 돌립니다. 펀더멘탈은 매출·이익·현금흐름 같은 기업의 기초 체력을 가리킵니다. 화장품 섹터는 상반기에 이미 주가가 빠르게 올랐고, 지금은 하반기 실적 기대치가 상반기보다 높게 설정돼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화장품 섹터는 시장 변동성을 줄여주는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단기간에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보였고, 현재는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가 상반기 대비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가지 전제가 붙습니다. 8월 1~10일 캐나다향 화장품 수출 금액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수출 통계가 내려오면 기업 실적 추정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기업에 주목할 시점이라는 게 해당 연구원의 판단입니다. 밸류에이션은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얼마나 비싸거나 싼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김명주 연구원은 실리콘투와 에이피알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실리콘투는 최근 주가가 이미 올랐지만, 유통사 기준으로도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멕시코 법인이 본격 영업을 시작하고, 브라질 법인 수익도 추가될 경우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는 분석입니다. 에이피알은 스킨부스터와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 등 신사업이 본격화될 때 실적 추정치 상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는 한국투자증권 단일 기관의 분석입니다.
오늘 화장품주가 오른 것은 화장품 업황이 갑자기 좋아져서가 아닙니다. 반도체주가 잭슨홀 미팅 관망으로 멈춘 사이, 실적 기대치가 높은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한 하루입니다. 잭슨홀 발언이 나온 이후 이 흐름이 유지될지는 오늘 밤 이후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목별 분석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홈페이지(ssl.truefriend.com)에서 원문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82% 빠진 그 시간, 화장품주는 올랐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서로 다른 방향이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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