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하나 출시하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올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 ETF가 상장됐습니다. 투자자들은 상장 당일부터 스페이스X가 편입된다는 공지를 봤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상장 후 2거래일(T+2) 뒤에 편입이 이뤄졌습니다. 지수사업자와의 조율 과정에서 계획이 바뀌었고, 그 사이 혼선이 생겼습니다. 이 사건은 예외가 아닙니다. ETF 상품이 세분화될수록 같은 문제는 더 자주 생깁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5년 6월 말 'ETF전략본부'를 신설했습니다. 김남기 ETF운용부문 대표 직속 조직으로, 현재 3~4명 규모입니다. 담당 업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신상품 아이디어 발굴·개발, ETF 콘셉트와 투자전략 설계, 기초지수 방법론 검토·설계입니다. 기존 ETF 운용 인력을 재배치해 출범했고, 경력직 채용을 통해 인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ETF를 출시하려면 두 곳과 반드시 협의해야 합니다. 한국거래소와는 상장 요건을, 지수사업자와는 기초지수 구성 방법론을 논의합니다. 기존 체계에서는 이 두 협의 채널이 서로 다른 조직에 분산돼 있었습니다. 상품 개발팀이 지수 설계를 마쳐도, 외부 기관과의 조율이 지연되면 출시 일정 전체가 밀리는 구조였습니다. 새 본부는 이 세 기능—상품 개발, 지수 설계,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한 조직 안에 묶었습니다. 소통 병목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코스피200이나 S&P500을 추종하는 대표지수 ETF는 구조가 단순합니다. 지수 구성이 이미 정해져 있어 운용사가 협의해야 할 여지가 적습니다. 반면 테마·전략형 ETF는 다릅니다. 운용사가 콘셉트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지수 방법론을 설계·변경합니다. 편입 종목, 각 종목의 비중, 리밸런싱 조건을 지수사업자와 하나하나 맞춰야 합니다. 올해는 중소형 운용사까지 테마 ETF 경쟁에 뛰어들면서 상품 수가 빠르게 늘었습니다. 시장이 세분화될수록 외부 협업에 걸리는 시간과 복잡도가 함께 올라갑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 삼성자산운용 출신 최창규 이사를 ETF리서치본부장으로 영입했습니다. 이번 개편에서 그 역할을 다시 조정했습니다. 최 이사는 마케팅 조직 산하 ETF컨설팅본부장으로 이동해 시장 분석과 투자자 교육·콘텐츠를 담당합니다. 신상품 관련 사안은 새로 만든 ETF전략본부가 맡습니다. 결과적으로 상품 전략과 마케팅 기능 사이 경계가 이전보다 명확해졌습니다. 겉으로는 기능을 나눈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분산됐던 상품 개발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킨 개편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품을 이해하면서 판매 채널과 투자자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인력과 조직은 여전히 희소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개편은 각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능 간 역할과 연결고리를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인력 유출입이 잦은 자산운용 업계에서 조직 설계 자체가 경쟁력의 일부가 됐다는 시각입니다.
테마·전략형 ETF는 상품 구조가 복잡할수록 출시 전후로 방법론이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TIGER 미국우주테크'의 스페이스X 편입 사례처럼, 공지된 일정이 조율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로 나온 테마 ETF에 투자할 때는 기초지수 방법론과 리밸런싱 조건을 투자설명서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설명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과 각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6월 상장 당일, 스페이스X 편입을 기다렸던 투자자들의 혼선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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