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자회사를 지우고 있다 — 3건의 합병이 일주일 안에 터진 이유 SK이노베이션은 지난주 온라인 설명회를 이례적으로 열었습니다. 7년 전 분리한 자회사를 다시 흡수한다는 발표에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주에 SK그룹 계열사 3곳이 자회사를 흡수합병한다고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동시다발 우연이 아닙니다.
SK그룹은 6월 25일부터 28일 사흘 사이에 계열사 3곳이 자회사 흡수합병을 연달아 의결했습니다. 25~26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SK가스가 프로필렌 생산업체 SK어드밴스드를 각각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8일에는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배터리·에너지 분야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전문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습니다. 세 건 모두 모회사가 자회사를 완전히 흡수하는 구조입니다.
이 흐름의 출발점은 한 달 전입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약 2조 3000억 원에 매각하는 딜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대형 거래가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그룹 내 소규모 합병들이 차례로 정리되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SK그룹은 수년째 사업 구조 개편, 이른바 리밸런싱을 진행 중입니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비핵심 자산은 털어내는 방향입니다. 이번 합병들은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세 건의 합병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SKIET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SKIET를 물적분할로 떼어냈고, 2021년에는 코스피에 상장시켰습니다. 그런데 분할 7년 만에 다시 흡수하기로 한 것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연간 약 6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목표는 2년 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영업활동에서 실제로 벌어들이는 현금 흐름) 흑자 전환입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올해 2월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한 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뒤 불과 수개월 만에 흡수합병을 결정했습니다. 지분 인수와 합병을 짧은 기간 안에 연속으로 처리한 셈입니다.
SKIET의 상황은 수치로 드러납니다. 2024년 영업손실 2910억 원, 2025년 영업손실 2464억 원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 자회사 매각에 따른 처분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순손실이 1조 3000억 원까지 커졌습니다. 단순히 실적이 나쁜 것이 아니라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원인으로 전기차 성장 둔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 중국 경쟁사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를 꼽았습니다. 자회사를 독립 법인으로 유지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SK이노베이션 김윤회 경영전략실장은 이번 합병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직접 표현했습니다.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 합병에 대해 "프로판 조달·공급부터 프로필렌 생산·판매까지 이어지는 통합 밸류체인의 경제성과 성장 가능성을 종합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분리보다 통합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입니다. SK에코플랜트는 합병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 AI 데이터센터 등 하이테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 회사가 내세운 명분은 각각 다르지만, 공통 방향은 하나입니다. 분산된 법인 구조를 줄이고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SK그룹의 이번 합병 흐름에서 SKIET 주주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상장사가 상장 폐지 수순을 밟는 흡수합병이기 때문입니다. 합병 비율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조건은 각사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청구 기한과 가격은 공시된 합병 계획서에 명시됩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례적으로 온라인 설명회를 연 것도 이 과정에서 소수 주주의 이견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관련 공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속도내는 SK그룹 리밸런싱…사흘간 흡수합병 3건 결의[biz-플러스]](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8/27/news-p.v1.20260827.af8198eef7b84fcc927c41b74543b21e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