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메모리를 못 구하고 있다 — 삼성·SK하이닉스엔 무슨 의미인가 AI 칩 수요는 충분한데, 이를 구현할 메모리가 부족합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AI 수요는 100%에 가깝지만 공급 제약이 성장률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제약'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2026년 5~7월 엔비디아 매출은 962억 2000만 달러(약 133조 2000억 원), 영업이익은 637억 3400만 달러(약 88조 3400억 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124% 증가한 수치입니다. 매출 사상 최대 기록은 이것으로 13개 분기 연속 이어졌습니다. 실적을 이끈 것은 AI 칩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부문으로, 해당 부문 매출만 890억 달러에 달합니다. 고객층도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서 정부 주도의 소버린 AI, 기업용 AI, 네오클라우드 업체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엔비디아 CFO 콜레트 크레스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회계연도 말까지 성장의 병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맞춰 엔비디아의 부품 공급 약정 규모는 최근 1190억 달러에서 279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 AI 칩과 메모리를 고속으로 연결해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부품) 등 핵심 부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의미입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생산 단계가 복잡합니다.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연결하는 방식으로, 같은 생산 설비를 써도 일반 D램보다 훨씬 적은 물량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으로 설비를 집중하면서, 일반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까지 동반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전반의 가격 강세가 예상되는 배경입니다.
시장 전망치가 이미 반응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9조 4153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800% 이상 증가가 예상됩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6조 6264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 부족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028년에는 삼성전자 26조 3376억 원, SK하이닉스 41조 4759억 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 위 수치는 시장 컨센서스 추정치이며 확정 실적이 아닙니다.
전망이 상향되고 있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AI 서버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되고, HBM 공급 부족이 지속되며, 주요국 규제나 무역 환경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번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자사 GPU 기반 소프트웨어 '큐리소(cuLitho)'를 도입해 반도체 노광 공정 시뮬레이션 성능을 최대 20배 개선했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 GPU가 AI 연산을 넘어 반도체 제조 공정에도 들어오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는 메모리 공급 이상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성장을 제한하는 것이 메모리 공급이라는 사실입니다. 수요가 아닌 공급이 병목인 상황에서, 공급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력은 높아집니다. 엔비디아 CFO가 공급 부족 기간을 '2028년 말'로 명시한 점, 엔비디아의 부품 약정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점, 이 두 가지가 현재 메모리 업황을 읽는 핵심 좌표입니다. 젠슨 황이 "수요는 100%"라고 말한 무대 뒤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로 서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