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하면 농업 생산액이 매년 1%씩 줄어든다 사과는 11개국이 수입 신청을 냈습니다. 통과한 나라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CPTPP에 가입하면 그 압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의 내부 타당성 조사에서 가입 후 15년간 연평균 농업 생산액이 7000억 원 이상 줄어든다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 숫자는 4년 전 같은 조사보다 59% 이상 커진 것입니다.
정부는 CPTPP 가입을 위한 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최근 다시 진행했습니다. 통상조약법에 따라 협상 개시 이전에 GDP·소비자 후생·산업별 영향 등을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 가입 후 15년간 연평균 농업 생산 감소액은 7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됐습니다. 지난해 국내 농업 생산액 62조 7000억 원 기준으로 보면 매년 약 1%씩 줄어드는 규모입니다. 2022년 같은 조사에서 나온 연평균 최대 4400억 원보다 감소폭이 대폭 커졌습니다. 4년 사이에 전망치가 크게 바뀐 셈입니다.
농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품목은 사과입니다. 사과는 국내 과일 생산액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품목인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장 개방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CPTPP 가입국인 일본·호주·뉴질랜드를 포함해 11개국이 수입 위험 분석을 신청했지만, 동·식물 위생 검역 기준(SPS)을 통과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CPTPP 가입이 이 검역 장벽을 둘러싼 협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농업계의 우려입니다. 유제품도 영향권입니다. 우유·치즈·버터·분유 등에 대한 시장 개방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쇠고기의 경우 기존 양자 FTA에 따라 호주산은 2028년, 캐나다·뉴질랜드산은 2029년부터 이미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어서 CPTPP로 인한 추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업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정부가 가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제조업과 공급망 때문입니다. 2022년 타당성 조사에서 제조업 순수출은 가입 후 15년간 연평균 최대 9억 달러(약 1조 24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 규모가 4년 전보다 수 배 더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7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11개국이 이미 발 빠르게 가입 신청을 해둔 상태"라며 "일각에서는 이미 논의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자국 우선주의와 우방국 중심 연대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CPTPP 미참여가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대 방향의 시각도 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국내 먹거리 물가가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값싼 외국산 농산물 접근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상 기후로 국내 농산물 가격 급등 현상이 빈번해지는 만큼 메가 FTA를 통한 농산물 시장 개방이 먹거리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다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도 "CPTPP 발효 후 역내 수출은 연평균 3.2%씩 성장하고 있고, 당사국들은 신시장 개척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며 미참여의 기회비용을 지적했습니다. 농업 생산자에게는 손실이고, 소비자에게는 물가 안정일 수 있다는 구조적 긴장이 이 논의의 핵심입니다.
정부는 9월 중 농업인 종합단체 및 품목별 생산자 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입니다. CPTPP 정식 협상 개시 전에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절차가 법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이 간담회가 사실상 가입 여부의 분기점이 됩니다. 연평균 7000억 원 이상의 농업 생산 감소라는 추정치는 아직 정부가 공식 발표한 수치가 아닙니다. 9월 간담회에서 이 수치가 농업계와 공유되는 방식이 이후 논의의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 사과는 11개국이 문을 두드렸지만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 문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금 이 협상 테이블 위에 달려 있습니다.
![[단독] CPTPP 체결하면 농업 생산 年 7000억 감소…제조업 순수출은 수 조원 증가](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8/30/news-p.v1.20260830.a93810677d234537bf780cf914293efa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