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주가는 빠졌는데, 주식 부자 임원은 40% 늘었습니다 주가가 15% 넘게 내려간 3개월 사이, 주식으로 10억 원 이상을 가진 임원이 오히려 40% 넘게 늘었습니다. SK하이닉스 얘기입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주가가 9.5% 떨어졌지만 방향은 같았습니다. 주가 하락이 오히려 '주식 부자 임원'을 줄이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CXO연구소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상장 계열사 62곳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지난 7월 24일 종가 기준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10억 원을 넘는 비오너 임원은 398명이었습니다. 이들이 가진 주식의 총 평가액은 1조 507억 원입니다. 이 중 98.2%인 391명이 삼성그룹 (269명)과 SK그룹(122명) 소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4명, LG그룹은 3명에 그쳤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만 놓고 보면, 5월 13일 기준 258명이던 '10억 클럽'이 같은 해 7월 24일 363명으로 늘었습니다. 증가율은 40.7%입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8만 4000원에서 25만 7000원으로 9.5%, SK하이닉스는 197만 6000원에서 167만 1000원으로 15.4% 각각 하락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보유 주식 평가액도 낮아집니다. 그런데도 10억 클럽이 확대된 것은 분자(주가)가 줄었지만 분모(보유 주식 수)가 더 빠르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성과급과 장기성과급 명목으로 임직원에게 2조 2000억 원이 넘는 자사주를 지급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임원 장기성과급 등에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속도가 주가 하락 속도를 앞질렀고, 결과적으로 10억 원 기준을 넘는 임원이 더 많아졌습니다.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에서 주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보상 구조가 바뀌고 있는 흐름의 결과입니다.
100억 원 이상 보유 임원은 12명입니다. 삼성 6명, SK 5명, 현대차 1명이며 LG는 해당자가 없었습니다. 개인 1위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으로, 삼성전자 주식 12만 4280주를 보유해 평가액이 319억 3996만 원이었습니다. 2위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239억 1535만 원)입니다. 주목할 지점이 있습니다. SK의 상위 3명 중 2명(곽노정·안현 사장)이 반도체 전문 경영인인 반면, 삼성 상위 3명(노태문 사장, 박학규 사장, 정현호 부회장)은 현재 반도체 사업을 맡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111억 1679만 원으로, 상위권과 거리가 있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기업이 늘면서 대기업 임원의 보상과 자산 형성 방식도 현금 중심에서 주식을 결합하는 형태로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향후 성과급에서 주식 지급 비중을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가 노사 간 새로운 협의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주식 보상은 임원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 시 현금보다 큰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주가 하락 시 실질 보수가 줄어드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 유출을 줄이면서 성과 연동 보상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주식 보상이 확대되는 구조에서 임원의 자산은 재직 회사의 주가와 더 강하게 연결됩니다. 같은 회사 임원이라도 어떤 보상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실질 보수가 달라집니다. 자사주로 성과급을 받는 구조인지, 현금 성과급 방식인지를 고용 조건 확인 시 함께 살피는 것이 실질 보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가가 10% 넘게 빠진 3개월 동안, 398명의 임원 명단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