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고 다음 날 바로 돈 뺄 수 있게 된다 — 단, 살 때도 하루 빨리 내야 한다 주식을 팔고 이틀을 기다려야 했던 구조가 바뀔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10월, 결제주기를 현행 2영업일(T+2)에서 1영업일(T+1)로 줄이는 로드맵을 발표합니다. 매도대금을 하루 일찍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곧 매수대금도 하루 일찍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변화는 개인투자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거래소는 2025년 10월 T+1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로드맵에는 제도 개선과 시스템 개편 사항, 단계별 추진 일정, 통합 테스트 계획이 포함됩니다. 다만 로드맵 발표가 곧 시행 시기 확정은 아닙니다. 거래소는 발표 후 개인투자자·금융투자업계·국내외 기관투자가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 업무 표준안을 마련한 뒤 금융 당국과 최종 시행 시기를 협의할 방침입니다. 한국거래소 최훈 부장은 7월 2일 열린 T+1 심층토론회에서 "글로벌 시장과 경쟁국의 동향을 살피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안정적인 이행 시기를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제주기 단축 논의는 한국만의 흐름이 아닙니다. 미국은 2024년 T+2에서 T+1으로 전환했고, 인도도 이미 T+1을 시행 중입니다. 주요국이 결제주기를 줄이는 흐름 속에서 한국이 T+2를 유지할 경우 국내 시장의 상대적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논의의 배경입니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박용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결제주기 단축은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불필요하게 묶이는 시간을 줄이고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신뢰를 높이는 문제"라며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충분히 확보한다는 전제 아래 제도 변경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T+1 전환은 시스템 하나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물론, 증권사·자산운용사·수탁은행·연기금 등 모든 시장 참여자의 전산시스템과 업무 관행을 동시에 바꿔야 합니다. 어느 한 기관의 준비가 부족하면 결제 실패가 발생하고, 이는 시장 전체의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래소가 반복적인 통합 테스트 일정을 로드맵에 포함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은 결제 실패를 사실상 '제로'로 유지해 왔지만, T+1 체제에서는 자금과 증권을 확보할 시간이 줄어들어 업무 처리 지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T+1 전환 방향에는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금융투자협회는 "결제자금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증권사와 결제은행의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결제 과정은 개인투자자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글로벌 운용사는 여러 펀드의 주문을 한꺼번에 낸 뒤 거래 체결 후 계좌별로 다시 배분해야 합니다. 여기에 뉴욕과 서울의 13시간 시차와 원화 환전 과정이 더해지면, T+1은 외국인에게 사실상 당일 결제처럼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탁결제원은 현재 일부 수작업으로 처리되는 펀드별 배분과 거래 확인을 자동화해 업무 처리시간을 기존보다 절반 이상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T+1 체제에서는 결제 실패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소현 박사는 "결제 실패가 발생했다고 이를 곧바로 금융회사의 부실이나 신용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며 "실패를 무조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보다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부족한 자금과 증권을 조달하는 비용을 어떻게 부담시킬지 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제 실패에 대한 제도적 기준과 비용 배분 방식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T+1 전환의 전제 조건 중 하나라는 의미입니다.
T+1이 도입되면 주식 매도 후 출금 가능 시점이 하루 앞당겨지지만, 매수 후 결제대금을 납부해야 하는 시점도 함께 빨라집니다. 결제일과 연동된 미수금 발생 시점과 반대매매 실행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수거래를 자주 활용하는 투자자라면 결제 여력 관리에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배당을 받기 위한 최종 매수일, 배당락일, 연말 대주주 판정 관련 거래 일정도 조정될 예정이므로, 로드맵 공개 이후 세부 일정 변경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제주기 단축은 아직 시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10월 로드맵 발표 이후 의견 수렴과 표준안 마련을 거쳐 최종 일정이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