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지 않은 재고를 판 것처럼 — 금양의 103억 원 분식 창고 안에 쌓여 있는 재고를 서류상으로만 팔았다 돌려받았다면, 그 회사의 재무제표는 믿을 수 있을까요. 금양(001570)이 정확히 그 방식으로 103억 원 규모의 매출을 부풀린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회계 오류가 아닙니다. 감사인이 현장 실사에 나서자 재고를 거래 창고업체로 옮겨 은닉하고, 감독당국 조사에는 허위 서류까지 제출한 조직적 행위였습니다.
2025년 7월 2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금양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습니다. 내용은 감사인지정 3년, 대표이사 해임 권고 및 직무 정지, 회사·대표이사·전 담당 임원 검찰 고발입니다. 회사와 관계자에 대한 과징금은 향후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정됩니다. 감사인지정이란 회사가 스스로 회계법인을 선택하지 못하고 당국이 지정한 감사인의 감사를 3년간 받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금융당국 감리 결과 금양은 2022년에 세 가지 방식으로 회계를 왜곡했습니다. 첫째, 팔리지 않은 재고자산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103억 원 상당의 매출을 부풀렸습니다. 둘째, 몽골법인을 2대 주주와의 계약을 통해 공동 지배하고 있는데도 이를 연결회계로 처리해 자기자본을 실제보다 크게 계상했습니다. 연결회계는 지배·종속 관계인 복수 법인을 하나의 실체로 보아 재무제표를 합산하는 방식입니다. 공동 지배에는 이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셋째, 그 몽골법인의 수익이 악화해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할 시점에도 이를 무시했습니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실제 회수 가능액이 장부금액보다 낮아질 때 그 차액만큼 손실로 인식하는 처리입니다.
금양의 분식이 드러나는 데 시간이 걸린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금양은 감사인이 재고자산을 현장 실사하러 오면, 실사 전에 재고를 거래 창고업체로 옮겨두고 감사가 끝나면 회수하는 방식으로 감사인의 눈을 피했습니다. 장부상 매출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도록 물리적으로 재고를 이동시킨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감리에 나섰을 때는 허위로 작성한 인수증을 제출하고, 재고가 정상적으로 인도됐다고 거짓 진술했습니다. 감사 방해와 감리 방해가 동시에 이뤄진 셈입니다.
이번 조치는 금양의 상황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금양은 이미 2년 연속으로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2025년 5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은 상태입니다. 금양은 즉각 상장폐지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인용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25년 반기보고서도 아직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금양은 최종 상장폐지됩니다.
이번 사안을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금융당국 측에서는 감사인 속이기와 감리 방해까지 동원된 조직적 분식이라는 점에서 검찰 고발을 포함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시장 일부에서는 상장폐지 결정이 이미 내려진 상황에서 나온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피해를 입은 일반 주주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징금 규모와 최종 부과 여부는 향후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됩니다.
상장사에 투자하기 전에는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적정의견'이 아닌 '의견 거절'이나 '한정의견'이 붙었다면, 감사인이 회사 재무제표를 검증하지 못했다는 신호입니다. 금양의 경우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이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의 직접 요건이었습니다. 금양 주식을 보유 중인 투자자라면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 kind.krx.co.kr)에서 상장폐지 심사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창고에서 재고를 옮겼다 돌려받는 방식으로 감사인을 속인 회사가 있었다는 사실은, 결국 감사보고서 한 줄을 먼저 읽는 습관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