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가 3년 만에 최고치에 올라선 날, 반도체 관세가 거론됐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선 2025년 9월 2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818%까지 치솟았습니다. 2023년 11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경고를 받은 것"이라고 직접 확인했습니다. 유가 상승·AI 투자·반도체 관세, 세 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꺼번에 쌓이는 하루였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818%까지 올랐다가 종가 4.782%로 마감했습니다. 전일 대비 0.014%포인트 내렸지만, 지난 34개월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0년물 금리는 5.260%로, 직전 고점인 5.3%대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고용 지표가 둔화됐음에도 채권 금리는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8월 미국 민간 고용은 3만 8,000명 증가에 그쳐, 다우존스 전문가 전망치 4만 7,000명을 밑돌았습니다. 고용이 약하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해 채권 금리는 내려가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그런데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채권 금리 급등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9월 1일 장중 3%까지 올라 1996년 10월 이후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내년(2027년 4월~2028년 3월) 예산 요구액은 143조 엔, 한화로 약 1,224조 원 규모로 4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919%로 1998년 5월 이후 최고, 독일 10년물은 장중 3.395%로 2011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에 올랐습니다. 프랑스 10년물도 장중 4.275%를 넘어서며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채권시장이 각국 지도자들에게 사실상 낙제점을 매겼다"고 평가했습니다.
금리를 밀어 올리는 힘은 세 방향에서 동시에 옵니다. 첫째, 중동 전쟁입니다. 2월 28일 시작된 분쟁은 출구를 못 찾고 있고, 미군과 이란 사이의 군사 공방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5.63달러, WTI는 91.01달러로 각각 7월 말 이후 최고가입니다. 둘째, AI 투자 수요입니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역사상 최대 수준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채권 시장 전반의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 즉 베이지북도 비주거용 건축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늘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셋째, 관세 불확실성입니다. 연준 베이지북은 소매업과 제조업 관계자들이 "관세가 미친 영향이 여러 지역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고용 지표가 약해지면 연준이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채권 금리는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9월 2일 시장은 이 경로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연준이 오는 9월 15~16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릴 확률은 전날 67.2%에서 62.3%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60%를 웃돕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지난달 28일 잭슨홀 기조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관세발 물가 압력이 완화 기대를 상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9월 2일 CNBC 인터뷰에서 "반도체 관세는 표적화되고 신중한 정책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고강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가 경고를 받은 셈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이 제시한 구조는 이렇습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규모에 비례해 일정 물량을 무관세로 허용하고, 투자하지 않으면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1월 미국과 대만 간 합의 때 대만의 2,500억 달러 투자에 대한 대가로 상호관세를 20%에서 15%로 낮춘 방식과 유사합니다. 문제는 이 관세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반도체를 탑재한 전자제품 가격이 오르고,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도 급증한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칩플레이션, 즉 반도체 가격 상승이 최종 소비재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낙관론도 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관세 영향이 줄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서비스로 확산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역 연은 수장 가운데 유일한 공개 시장위원회 상시 투표권자로,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로 꼽힙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국내 대출 금리와 기업 자금 조달 비용도 연동되어 오릅니다. 9월 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가 공식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 수치와 9월 15~16일 FOMC 결정이 금리 방향의 분기점이 됩니다.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정부 발표는 산업통상자원부(1577-0900) 또는 대한무역투자진흥 공사 무역투자 상담센터(1600-7119)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9월 2일 장중, 미국 국채 금리는 34개월 만의 최고치에 올랐다가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소폭 내려앉았습니다. 급등세가 진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유가·관세·AI 투자 비용이라는 세 압력은 그날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10년물 이자 5% 직전인데 ‘칩플레’ 어쩌자고 [트럼프 스톡커]](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97c750fa12da433481271ec10cc972e6_P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