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감축 대상 109개는 세 유형으로 나뉩니다. 국가 전략 차원의 구조개혁 대상이 15개, 유사·중복 기능을 합치는 방식이 11개, 자회사와 소규모 기관을 묶는 방식이 83개입니다. 대부분은 자회사 통합이지만, 에너지·주택·항만처럼 대형 공기업이 직접 재편되는 사례도 이번에 포함됩니다.
발전 5사(한국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는 2001년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로 분리됐습니다. 24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그 판단을 뒤집어 가칭 '한국발전'으로 통합합니다. 발전 5사는 각각 연간 약 500억 원의 연구개발과 약 2,000억 원의 재생에너지 건설 투자를 따로 진행해왔습니다. 통합하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에너지 전환·공급망 대응에 더 큰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입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도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 통합해 에너지 안보 대응 역량을 하나로 묶습니다.
방향이 반대인 사례도 있습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쪼개집니다. 택지개발·주택건설은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로, 주거복지·자산비축은 가칭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합니다. 정부는 두 기능이 한 기관 안에 섞이면서 주택 공급 속도가 떨어지고 임대주택 운영 부담이 커졌다고 봤습니다. 개발 수익이 주거복지 재원으로 흘러가는 구조는 분리 후에도 유지합니다. 대한석탄공사는 청산 수순을 밟습니다. 지난해 6월 마지막 광업소인 삼척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은 뒤 영업활동이 없는 상태에서도 연간 750억 원 이상의 이자가 발생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2조 5,900억 원입니다. 정부는 부채 청산 재원을 마련한 뒤 관련 법을 개정해 조속히 청산한다는 계획입니다.
항만 4개(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는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하기로 했지만, 공항은 달랐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합은 이번 발표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인천공항의 허브화 성과는 뚜렷하지만, 지방공항의 적자와 지역 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부터 먼저 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입니다. 정부는 가칭 '공항전략협의회'를 구성해 지방공항별 특화 전략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먼저 추진하고, 그 성과를 본 뒤 통합 여부를 재검토합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의 핵심을 "유사·중복 업무 재편을 통한 공공부문 효율화"로 설명했습니다. 발전 5사 통합의 경우 공동구매와 중복 인력·조직 효율화를 기대 효과로 제시했고, 항만공사 통합은 정책·기획 기능을 일원화하면서 지역 특화 기능은 지사 형태로 남긴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발표는 방향과 구조를 제시한 것으로, 각 통합·분리의 구체적인 일정과 법 개정 경로는 이후 절차에서 확정됩니다. 철도 분야에서는 이미 이달 1일부터 코레일과 SR의 고속철도 운영 체계를 통합해 좌석 공급과 운임·마일리지 개선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개편에서 독자와 가장 가까운 변화는 두 가지입니다. 고속철도(KTX·SRT) 통합 운영은 이미 7월 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같은 구간을 KTX와 SRT 중 하나만 검색하던 방식 대신, 통합 체계 안에서 좌석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LH 분리는 아직 확정된 일정이 없습니다. 임대주택에 거주 중이거나 청약을 준비 중인 분은 주거복지 기능이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넘어가는 시점을 이후 공고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2001년 분리했던 발전 5개 공기업이 24년 만에 다시 하나의 법인으로 묶이는 것처럼, 이번 개편은 당시의 판단을 뒤집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