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압수수색 받고도 9개월간 같은 보증을 내줬다고? 🩺 보증 상담 자리에 브로커가 앉아 있었습니다. 은행 대출상담사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신용보증기금의 현장조사에도 60여 차례 동석했습니다. 담당 직원은 이를 통상적인 대출 상담 업무로 봤습니다. 이 브로커 A 씨 사건으로 경찰이 신보를 압수수색한 시점은 2025년 3월입니다. 그런데 그 뒤로도 똑같은 보증 상품의 승인은 9개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보는 2025년 3월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뒤 자체 감사 없이 예비 창업 보증 승인을 계속했습니다. 예비 창업 보증은 의사·약사처럼 전문 자격을 가진 예비 창업가에게 최대 10억 원까지 대출보증을 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사이 또 다른 브로커 B 씨가 개입한 업체 10곳도 보증을 받았습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뒤에 승인된 건들입니다. 이 10곳에 나간 보증 금액은 57억 9,500만 원입니다.
시간 순서로 보면 경고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경찰은 2025년 3월 신보를 압수수색해 272개 업체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82개 업체 자료를 가져갔습니다. 신보가 특별 사후 관리에 들어간 건 이 두 번째 압수수색이 있었던 12월입니다. 첫 압수수색으로부터 9개월이 지난 뒤였습니다. 2026년 4월에는 브로커 B 씨와 관련해 2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 번째 압수수색이 이뤄졌습니다.
사기 대출이 일어난 당시, 5억 원 이상의 고액 보증서를 받으려면 자기자본이 5억 원 이상이어야 했습니다. 브로커 A 씨는 이 요건을 서류로 맞췄습니다. 허위 의료기기 매매계약서와 잔액증명서를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잔액증명서는 은행이 계좌에 든 돈을 확인해주는 서류입니다. A 씨가 파고든 지점은 신보와 은행의 대출 심사가 서류 확인 수준에서 형식적으로 끝난다는 점이었습니다. 자기자본 액수를 기준으로 삼는 제도에서, 그 액수를 꾸며낼 수 있으면 한도까지 열리는 구조였습니다.
신보 측은 담당 직원이 A 씨의 행위를 어떻게 봤는지 설명했습니다. 예비 창업자를 소개하고 보증 신청 서류 제출을 대행하는 일은 통상적인 대출 상담 업무로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A 씨의 설명을 믿고, 브로커가 끼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 수사 대상에 오른 브로커 관련 업체는 554곳입니다. 이들에 대한 신보의 보증 승인액은 3,996억 2,500만 원입니다.
송언석 의원은 "별도의 실태 점검 없이 기계적인 보증 승인을 이어가다가 9개월이 지나서야 특별 사후 관리에 착수한 것은 안일한 기금 관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보 관계자는 제도를 이미 손봤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로커 연루 가능성이 높은 업종의 보증 한도를 5억 원으로 줄이고, 한도를 계산하는 기준도 자기자금 규모에서 창업 후 추정 매출액으로 바꿨다는 것입니다. 통장에 든 돈 대신 사업 전망을 보겠다는 뜻입니다. 업계에서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보증을 받은 차주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신보가 금융회사에 그 돈을 대신 갚습니다. 이를 대위변제라고 합니다. 신보는 수사 대상 554곳 가운데 3개 업체에 대해 10억 1,176만 원을 이미 대신 갚았습니다. 554곳에 승인된 3,996억 2,500만 원 가운데 아직 3곳분만 정리된 상태입니다. 예비 창업 보증을 쓰려는 분이라면 지금 기준이 달라졌다는 점을 확인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해당 업종 한도는 5억 원, 산정 기준은 추정 매출액입니다. 상담 자리에 동석했던 그 사람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만으로는, 신보의 심사도 브로커를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