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라벨이 사라진 건, 플라스틱 2,270톤 때문이거든요 🏷️ 대형마트 생수 매대 앞에 서면,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투명 페트병이 눈에 띕니다. 제품명도, 수원지도 병에는 없습니다. 올해부터 국내에서 제조한 먹는샘물 가운데 일부 제품에 라벨을 붙이지 않는 것이 의무화됐기 때문입니다. 병은 깨끗해졌는데, 무엇을 보고 골라야 할지는 오히려 모호해졌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행된 무라벨 제도는 페트병에 붙이는 라벨 사용을 줄이고 분리배출과 재활용을 쉽게 하려고 도입됐습니다. 적용 대상은 국내에서 제조한 먹는샘물 중 온라인으로 파는 제품,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여러 병을 한 묶음으로 파는 제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대에서 라벨 없는 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단순합니다. 예전에는 병에 붙은 라벨만 봐도 제품명을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라벨이 없는 병이 섞여 있습니다.
의무화된 범위는 모든 생수가 아닙니다. 온라인 판매 제품과 오프라인 묶음 판매 제품, 이 두 가지입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판매 방식에 따라 라벨이 있는 병과 없는 병이 동시에 유통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해외에서 완제품 형태로 들여오는 제품까지 함께 진열되기 때문에, 한 매대 안에 표시 방식이 서로 다른 병들이 나란히 놓이게 됩니다. 라벨이 없어진 것은 올해부터 생긴 변화지만, 제품 유형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던 것은 그전부터의 일입니다.
정부는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연간 약 2,270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4년 국내 먹는샘물 생산량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입니다. 라벨은 페트병 본체와 재질이 달라, 분리배출 과정에서 떼어내지 않으면 재활용을 어렵게 만듭니다. 애초에 붙이지 않으면 떼는 단계 자체가 없어집니다. 제도의 목적은 소비자 편의보다 재활용 공정에서 먼저 출발했습니다.
문제는 라벨이 재활용 정보만 담고 있던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매대에는 먹는샘물과 혼합음료가 비슷한 형태로 진열돼 있는데, 이 둘은 적용되는 법이 다릅니다. 먹는샘물은 암반대수층의 지하수나 용천수처럼 자연 상태의 깨끗한 샘물을 마시기에 적합하도록 물리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관리됩니다. 혼합음료는 먹는물에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을 섞거나 가공한 음료류로,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흔히 둘 다 생수라고 부르지만, 관리 기준이 서로 다른 별개의 제품입니다. 여기에 해외 완제품까지 섞여 있어, 겉모습만으로 유형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먹는샘물에서 제품 유형과 함께 볼 부분은 수원지입니다. 품질 관리가 물을 끌어오는 그 지점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수원지의 수질과 수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주변 환경에 변화가 없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폭염과 가뭄이 반복되면서 수자원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한 시점의 수질만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변화까지 보는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허가된 취수량을 지키면서 취수 과정에서 수질과 수위에 변화가 나타나는지 함께 살피는 일도 같은 맥락입니다. 생산 단계에서는 제조업체가 취수한 물과 완성된 제품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축적된 수질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확인합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슷해 보이는 제품이라도 먹는샘물과 혼합음료는 적용되는 법과 관리 방식이 다르다"며 "어떤 종류의 물인지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취수해 어떻게 관리한 물인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병에 라벨이 없더라도, 제품 유형과 수원지는 확인할 수 있는 표시 정보입니다. 생수를 고를 때 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먹는샘물인지 혼합음료인지, 그리고 어디에서 취수한 물인지. 앞으로 매대에서 라벨 없는 투명 페트병을 보게 되면, 병 표면이 비어 있다는 것이 정보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확인할 정보가 병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