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만 보고 있었는데, 1주일 수익률 1위는 CPU였다고? 🎼 "에이전트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수록, 작업을 조율하는 CPU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의 말입니다. 실제로 9월 16일부터 23일까지 1주일 동안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1위 자리는 CPU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 차지했습니다. 한 주에 22.65%가 올랐습니다. AI에 들어가는 돈은 전부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간다고 알려져 있던 시장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 1주일 만에 순위가 바뀌었다
24일 ETF CHECK 집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국내 ETF 수익률 상위권에는 CPU 관련 상품이 잇따라 올랐습니다. 'KODEX 미국CPU반도체TOP10'이 22.65%로 1위,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가 19.39%로 2위, 'KIWOOM 미국CPU반도체TOP4+'가 16.18%로 3위였습니다. CPU는 컴퓨터에서 작업의 순서를 정하고 각 부품에 일을 나눠주는 중앙처리장치입니다. 그동안 AI 투자 이야기에서는 조연에 가까웠던 부품입니다.
◾ 뮤즈는 챗GPT보다 빨랐다
방향을 돌린 계기는 메타가 이달 8일 내놓은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입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뮤즈는 출시 12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80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챗GPT가 출시 후 같은 기간에 기록한 130만 회를 넘어선 수치입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앱을 켠 이용자 수(DAU)도 같은 시점 기준 64만 명으로, 챗GPT의 23만 명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 앱을 닫아도 일은 계속된다
뮤즈는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이 아닙니다. 이메일을 보내거나 여행을 예약하는 실제 업무를 이용자 대신 수행합니다. 앱을 종료한 뒤에도 백그라운드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상주형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AI는 외부 프로그램을 불러오고,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고, 다시 판단하는 일을 반복합니다. 연산 자체는 GPU가 하지만, 이 작업들을 순서대로 연결하고 조율하는 일은 CPU가 맡습니다. 여기에 뮤즈는 무료 이용자에게도 사용자별 전용 클라우드 가상머신을 할당합니다. 이용자가 늘면 CPU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GPU 여덟 대에 CPU 한 대였는데
지금까지 AI 서버의 부품 구성은 GPU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었습니다. 인텔은 AI 에이전트가 확산되면 GPU와 CPU 비율이 현재 8~4대 1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1대 1 이상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AMD는 2030년 서버 CPU 시장 규모를 2,200억 달러, 약 300조 원으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두 수치는 모두 CPU를 만드는 기업이 직접 내놓은 자체 전망치라는 점은 함께 봐야 합니다.
◾ MLCC와 기판까지 번졌다
열기는 CPU 제조사 밖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버에 들어가는 CPU가 늘어나면 CPU에 탑재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ABF), 고사양 인쇄회로기판(PCB) 수요도 같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기가 북미 CPU 업체와 MLCC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베트남 공장에서 나가는 서버용 ABF 물량도 늘고 있어, PC용을 포함하면 전체 ABF 매출에서 CPU향 비중이 45%를 웃돈다고 추정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수페타시스의 2분기 PCB 평균판매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며, 고다층·고집적 기판 수요 증가를 성장 동력으로 꼽았습니다.
◾ 공급 병목은 더 심해질 수 있다
박재환 연구원은 "이미 타이트한 CPU 공급 병목은 한층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수요가 늘어난다는 전망과 공급이 빡빡하다는 진단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이름에 'CPU'가 붙은 ETF라도 내부 구성은 균등하지 않습니다. 'KODEX 미국CPU반도체TOP10'은 23일 기준 인텔 26.59%, AMD 25.96%, ARM 24.94%로 상위 3개 종목 비중만 77%를 넘습니다. 퀄컴 6.51%, 마벨테크놀로지 6.43% 등이 뒤를 잇습니다. 사실상 세 회사의 주가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1주일 만에 22.65%라는 숫자는 특정 한 주를 끊어 계산한 값입니다. 상품 이름과 실제 담긴 종목, 그리고 수익률이 어느 구간을 잘라 만든 수치인지는 각 상품의 투자설명서와 매일 공시되는 구성내역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