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5.91%, 월세 5.65%, 매매 7.52% — 서울에서 도망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 "전셋값을 못 견딘 세입자들이 집을 삽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의 진단입니다. 2026년 1~8월 서울에서 전세는 5.91%, 월세는 5.65%, 아파트 매매는 7.52% 올랐습니다. 셋 중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로 옮겨가는 게 그동안의 방식이었습니다. 올해는 세 개가 동시에 올랐습니다. 옮겨갈 칸이 없어진 겁니다.
◾ 세 칸이 동시에 올랐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026년 1~8월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5.91%입니다. 2011년(7.62%)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습니다. 아파트 전세만 보면 7.35%로, 이 역시 2011년(9.33%) 이후 최고점입니다. 월세는 더 셉니다. 같은 기간 주택종합 월세 누적 상승률 5.65%.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후 역대 최고치입니다. 종전 최고치가 2024년의 1.41%였으니, 4배에 육박합니다. 아파트 월세(6.69%)도 2024년(1.92%)의 3.5배를 넘었습니다. 여기서 주택종합은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단독주택까지 모두 합친 수치입니다.
◾ 39개월 동안 한 번도 안 내렸다
이 상승은 올해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닙니다. 서울 임대차 시장은 2023년 하반기부터 2026년 8월까지 39개월 연속 올랐습니다. 3년 넘게 내린 달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속도가 달라진 건 최근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지난해 상반기 월 0.3% 안팎이었는데, 올해 5~7월에는 매달 1%를 넘겼습니다. 8월 상승률(0.95%) 흐름이 9월에도 이어지면, 현재 101.9인 주택종합 전세지수는 2022년 1월(102.2)을 넘어섭니다. 임대차 3법 시행 직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그 지점입니다.
◾ 마지막 방파제였던 빌라도 뚫렸다
아파트 전세가 오르면 빌라 월세로 내려가는 게 지금까지의 퇴로였습니다. 연립·다세대와 단독주택은 지난 8년간 연평균 월세 변동률이 0% 안팎이었습니다. 거의 안 올랐다는 뜻입니다. 그 방파제가 2년 만에 무너졌습니다. 최근 2년 누적 변동률이 연립·다세대 8.01%, 단독주택 5.98%입니다. 올해 1~8월만 봐도 연립·다세대 월세 상승률(4.51%)이 전세(4.04%)를 앞질렀고, 단독주택도 월세(3.27%)가 전세(2.66%)보다 높았습니다. 연립·다세대 전세지수는 지난달 101.4로, 2022년 최고점(100.8)을 이미 넘었습니다.
◾ 강남은 내리는데 강북은 오른다
집값을 누르는 정책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8·3 세제개편 여파로 강남·서초구는 최근 4~5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그런데 서울 전체 집값은 오릅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 셋째 주 기준 85주 연속 상승으로, 역대 최장 기록과 나란히 섰습니다. 1~8월 누적 7.52%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10.07%)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오르는 곳은 성북·노원·중랑·도봉·강북·관악·강서·동대문구.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들입니다. 올해만 9~14% 올랐고, 지난주에도 주간 0.3~0.4%씩 오르고 있습니다.
◾ "집값을 잡으려면 전세를 잡아야 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 개편 등으로 강남 고가 아파트 가격이 꺾이고 있지만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서울과 경기 남부 집값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차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짚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의 '생존 매수'를 상승의 동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서울을 넘어 구리·하남·성남·광명·의왕 등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경기 핵심지로 번지고 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전세와 매매가 따로 움직인다는 가정을 내려놓을 시점입니다. 계약 갱신이 다가온다면 아파트 전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 월세 시세까지 같이 확인해두는 게 안전합니다. 지금은 그쪽도 2년째 오르고 있어서, 대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전세보증금 관련 분쟁이나 대출 상담이 필요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1566-9009,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상담 창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39개월. 서울에서 임대료가 마지막으로 내려간 건 2023년 상반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