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디오 목록으로

2026.08.23 16:37 · 팟캐스트

은행 상반기에 14조 벌었다…이자이익만 32조

유가증권 평가손실은 확대은행 연체율 0.56%로 상승금감원 “건전성 관리 강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올 상반기, 은행이 거의 14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습니다. 숫자만 보면 역대급 호황처럼 들리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작년보다 9000억 원이 줄었거든요. 벌 수 있는 데서는 더 많이 벌었는데, 어딘가에서 크게 잃었다. 그게 이번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 은행 수익의 뼈대는 이자이익이에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 가장 단순하고 가장 오래된 방식. 올 상반기 이 항목은 32조 원을 넘겼습니다. 작년보다 8% 넘게 늘었고요.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자와 예금이자 사이의 차이, 즉 마진이 조금 벌어진 덕분이에요. 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이쪽에서 유리해집니다. 그건 잘 됐습니다. --- 그런데 같은 금리 상승이 반대편을 때렸어요. 은행은 이자만 받아서 돈을 버는 게 아닙니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거든요.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갑니다. 반대로 움직이거든요. 작년 상반기엔 유가증권에서 3조 원 넘게 이익이 났어요. 올해는 2조 5000억 원 손실로 돌아섰습니다. 흑자에서 적자로. 한 항목에서만 거의 6조 원 가까이 차이가 난 셈이죠. 이자이익이 아무리 잘 나와도, 이 구멍이 꽤 컸던 거예요. --- 여기서 뒤집어볼 지점이 있어요. 금리 상승이 은행에 유리하다, 보통 그렇게 알고 있잖아요. 맞는 말이에요. 이자마진 쪽에서는. 그런데 이번 실적이 보여주는 건, 같은 금리 상승이 다른 방향으로도 작용한다는 겁니다. 이자이익은 올리고, 유가증권 평가손실은 키우고. 같은 원인이 반대 방향으로 동시에 작용하는 거죠. 그래서 단순히 "금리가 오르면 은행이 돈을 번다"는 말은 절반짜리 이야기인 거예요. ---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연체율 얘기입니다. 2022년 말 0.25%이던 국내 은행 연체율이 매년 꾸준히 올라 올해 6월 말 0.56%까지 왔어요. 4년도 안 되는 사이에 두 배 이상이 된 거거든요. 지금 당장 문제가 터진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해도 빠짐없이 방향이 같았다는 점, 그게 신경 쓰여요. 대손비용도 늘었고, 판관비도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줄었고. 은행이 이익을 냈다는 건 사실인데, 그 이익의 질이 달라지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금감원도 취약 부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충당금 쌓는 걸 유도하겠다고 했습니다. 대비하고 있다는 뜻인데, 그 대비가 얼마나 충분할지는 아직 알 수 없죠. ---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이거예요. 같은 환경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손실이 됩니다. 은행 안에서도 그랬어요. 금리 상승이 이자이익을 키우는 동시에 유가증권 손실을 만들었거든요. 어떤 수치 하나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거, 이번 실적이 잘 보여줍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