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4 18:23 · 팟캐스트
반도체 수출·매파 한은·기업 수요 ‘3박자’가 만든 원화 강세
■7월 이후 원화 절상률 주요국 중 최고엔화 2.31% 오를 때 원화 11.90%↑반도체 수출·경상흑자에 기업 매도 확대8월 백투백 인상 우세…연말 1300원대 전망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수출 대금이 들어온다. 반도체를 팔고 받은 달러가 국내로 흘러 들어온다. 기업 담당자는 그 달러를 들고 잠깐 고민한다. 그냥 달러로 쥐고 있을까, 아니면 지금 팔까.
요즘 그 고민의 답이 달라지고 있다는 거거든요.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원화는 달러 대비 거의 열두 퍼센트 가까이 올랐어요. 주요국 통화를 통틀어 1위입니다. 비교하자면, 엔화는 같은 기간 2퍼센트 조금 넘게 올랐거든요. 원화가 엔화보다 다섯 배 넘게 절상된 셈이죠. 전 세계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해진 건 맞는데, 그걸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예요.
그럼 뭐가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핵심은 기업들의 달러 매도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좋아지면서 달러가 쌓이는데, 동시에 법인세도 내야 하고, 배당도 해야 하고, 국내 시설 투자도 해야 하잖아요. 그러면 원화가 필요해져요. 거기다 환율이 내려가고 있으니 — 달러를 들고 있을수록 손해거든요. 그러니까 달러를 팔 유인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생긴 거죠. 교보증권 연구원 말을 빌리면, "무역 흑자로 번 달러가 실제로 국내로 들어오는 흐름"이 만들어진 겁니다.
여기서 저는 한 가지 대목이 좀 걸렸어요.
보통 환율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은 달러가 어떻게 되느냐를 먼저 봐요. 미국 금리가 어떻고, 연준이 어쩌고. 그런데 지금 원화 움직임은 달러 쪽 사정보다 국내 수급 — 기업들이 달러를 얼마나 파느냐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글로벌 흐름이 아니라, 국내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돈의 움직임이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점이요.
여기에 통화정책까지 얹혔어요.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이번 주 금통위에서 전문가 다수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거든요. 금리가 높아지면 원화를 들고 있는 게 더 유리해지니까, 이것도 원화 강세를 받쳐주는 요인이 됩니다.
근데 남는 질문이 하나 있어요.
지금 기업들이 달러를 파는 게 — 법인세, 배당 시즌이라는 특수한 타이밍이 겹쳐서 나온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이게 구조적으로 이어질 흐름인가. 이게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거거든요.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가을 이후에도 매도세가 이어질지가 원화 강세의 분수령"이라고 했어요. 지금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어느 순간 꺾일지 — 그건 좀 더 봐야 안다는 얘기죠.
그리고 또 하나. 이달에 분기 배당이 몰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본국으로 보내는 달러 수요가 생길 수 있어요. 환율이 빠르게 내려오면 싸게 달러를 사려는 수요도 들어오고요. 지금의 하락 속도가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요인들도 같이 있는 셈이에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원화가 강해지는 지금의 흐름은, 단순히 달러가 약해서가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벌어온 돈을 실제로 쓰기 시작해서 생긴 변화라는 것. 그게 일시적인 계절인지, 아니면 흐름이 바뀐 건지 — 그 판단은 가을쯤 좀 더 선명해질 것 같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