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디오 목록으로

2026.08.24 15:20 · 팟캐스트

“연락됐다” 이러고 허위 종결한 경찰…결국 실종 사건 9만2800건 다시 본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5월이었습니다. 제주 한림읍, 한 여성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애인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넣었어요. 그리고 담당 경장은 그 사람이 살아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닫았습니다. 장미란 씨, 서른일곱 살이었습니다. 누군가가 그의 이름으로 된 사건 파일을 열고, 확인 없이 닫았습니다. 그게 5월의 일이에요. 그 경장이 맡은 또 다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7월에 접수된 60대 실종 건이었는데, 이번엔 더 나아갔어요. 연락이 닿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치 연락이 된 것처럼 기록을 썼거든요. 사실이 아닌 걸 기록으로 만든 겁니다. 경찰은 이 경장에게 직무유기와 공문서 위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같은 날 제주에서는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한 사람의 일탈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경찰이 곧장 전수조사에 나선 것 자체가 이게 더 넓은 문제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거잖아요. 서울경찰청은 이천이십사년 일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에서 접수됐다가 해제 처리된 실종 사건 구만 이천팔백여 건을 지금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약 삼 개월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에요. 직접 만나거나 영상통화, 가족 확인처럼 '실제로 그 사람의 안전을 확인한 방식'을 거치지 않고 종결된 사건을 걸러내는 거죠. 흥미로운 건 서울청이 이미 작년 십일월부터 직접 대면을 원칙으로 하는 자체 지침을 갖고 있었다는 겁니다. 지침은 있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지켜졌는지는 이번에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는 거잖아요. 규칙이 있다는 것과, 규칙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얘기더라고요. 서울청장이 언급한 부분도 있었어요. 성인 실종은 단순 가출로 단정 짓고 방심하는 경향이 있다고요. 그 말 자체가 좀 묵직하게 들렸습니다. 신고가 들어왔을 때, 이 사람이 '스스로 사라진 건가'라는 전제가 먼저 생기면, 확인의 무게가 달라지거든요. 성인이니까, 어른이니까, 가출일 거야, 라는 생각이 빠르게 종결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그게 제도의 문제인지, 인식의 문제인지, 아니면 과중한 업무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인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봐야 알 것 같아요. 정답은 아직 없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신고가 종결됐다는 말이, 그 사람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닐 수 있습니다. 실종 신고는 전국 어디서나 경찰청 국번 없이 일백십이로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