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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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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 00:12 · 팟캐스트

서울 절반 면적에 1500만톤 묻혀…톤당 2만弗 ‘하얀석유’ 콸콸

[포스코 아르헨 리튬 생산 현장 가보니]여의도 99배의 염호 지하 600m전기차 7000만대 배터리 규모 매장총 ‘600억 달러’ 어치 캐낼 수 있어아르헨 정부서 RIGI 최종 승인 받아30년간 9억 달러 이상 세제 혜택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해발 사천 미터. 공기가 희박하고 바람이 매섭고 땅은 붉은 황토 빛으로 끝없이 뻗어 있는 곳. 거기에 소금호수가 있습니다. 이름은 옴브레 무에르토. 스페인어로 '죽은 남자'라는 뜻이라고 하죠. 생긴 것도 황량하고, 이름도 황량한 이 땅의 육백 미터 아래에 뭔가 잠들어 있습니다. 리튬입니다. 포스코홀딩스가 이 염호 광권을 처음 사들인 건 이천십팔년이었습니다. 그때 예상한 매장량이 이백이십만 톤이었거든요. 그런데 계속 파고 탐사하다 보니 숫자가 달라졌습니다. 지금 추산치는 탄산리튬 기준 천오백만 톤. 처음 기대의 거의 일곱 배 가까이 되는 양이 땅속에 있는 겁니다. 이 수치가 어느 정도냐면요. 채굴 가능성과 수율을 고려하면 전기차 칠천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지금 현재 전 세계에서 팔리는 전기차가 한 해에 약 천만 대 수준이거든요. 그러니까 아직 팔리지도 않은 전기차들의 심장을 채울 원료가 이 황량한 땅 밑에 있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저는 이 사업의 구조가 좀 흥미로웠어요. 리튬을 캔다고 하면 보통 광산에서 바위를 쪼는 그림을 떠올리잖아요. 여기는 달라요. 땅속에서 염수, 그러니까 리튬이 녹아 있는 짭짤한 물을 퍼올립니다. 그걸 지상에 만들어 놓은 인공 연못에 가득 채우고, 그냥 햇볕에 말립니다. 안데스의 강한 햇살과 바람이 수분을 증발시키면, 리튬 농도가 올라가는 거거든요. 처음에 리터당 구백이십 밀리그램이던 농도가 몇 달 후엔 네 배 이상으로 짙어집니다. 염전이랑 비슷한 원리예요. 소금 만드는 방식으로 리튬을 모으는 겁니다. 이게 단순해 보여도 사실 엄청난 면적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지금 조성된 인공 연못 면적만 축구장 천이백오십 개를 합친 크기입니다. 그걸 관리하면서, 농도를 단계별로 높여 나가면서, 최적의 타이밍에 추출 공정으로 넘기는 거죠.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사업이 아르헨티나 정부로부터 받은 투자 인센티브 제도, RIGI 승인이 이재명 대통령과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전에 이뤄졌다는 거예요. 한국 기업으로서는 최초였습니다. 보통 자원 개발 사업은 기업 대 현지 정부 사이의 조용한 협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대통령 회담이라는 외교 무대가 사업 승인의 배경에 놓인 겁니다. 법인세 인하, 관세 면제, 외화 보유 허용까지, 삼십 년간 확보한 혜택이 정치적 맥락과 함께 묶인 거죠. 그게 꼭 나쁜 건 아니에요. 오히려 국가 간 협력이 민간 투자의 안전망이 되는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삼십 년이라는 기간입니다. 인센티브 계약의 유효 기간이 삼십 년이거든요. 정권이 여러 번 바뀌고,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시간이에요. 아르헨티나는 역사적으로 외채 위기와 경제 불안정을 반복해온 나라고, 지금의 밀레이 정부가 내린 결정이 다음 정권에서도 유효하게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 자원 그 자체의 가치는 분명합니다. 기술도 독자 개발했고, 현지 생산 인프라도 갖춰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 가치를 실현하는 건 결국 제도와 계약이 지켜지는 환경이잖아요. 땅속의 리튬은 거기 있습니다. 그게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경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그게 이 사업의 진짜 변수일 거예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자원 개발은 채굴이 시작이 아니에요. 그 자원을 안정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까지가 사업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