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08:17 · 팟캐스트
서울 정비사업 41% 구청장 손에?… 당정 ‘이양 추진’에 서울시 반발 [집슐랭]
■소규모 재개발 인허가권 이양 논란당정, 권한 이양 통해 기간 단축 기대서울 정비사업 41%가 500가구 미만용적률 등 자치구별로 달라질 가능성사업지 쪼개기·특혜 시비 등 부작용도통합심의 위한 자치구 전문인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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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파트 높이가 달라지는 동네를 상상해보시겠어요. 왼쪽은 스물다섯 층, 오른쪽은 열다섯 층. 같은 생활권인데, 기준이 다른 거죠. 이게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게, 지금 논쟁의 핵심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의 인허가 권한을 구청장에게 넘기겠다는 안을 추진하고 있어요. 빠른 주택 공급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거든요. 난개발과 특혜 시비가 불가피하다고요.
당정 쪽 논리는 단순합니다. 지금 정비사업이 너무 느리다는 거예요. 복잡한 절차를 줄이고, 구청이 직접 빠르게 결정하면 공급 속도가 올라간다는 거죠. 자치구들이 정비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는 만큼 동기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서울시는 그 전제 자체를 반박해요. 정비사업의 주요 인허가 권한 아홉 가지 가운데 일곱 가지는 이미 자치구가 갖고 있다고요. 서울시가 직접 맡는 건 정비구역 지정 심의와 통합심의, 딱 두 가지뿐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 두 절차가 전체 사업 기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사십 분의 일 수준이에요. 병목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구간이라는 주장이죠.
여기서 뒤집어봐야 할 지점이 있어요. 이 논쟁, 속도의 문제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다른 문제일 수 있거든요.
서울시가 진짜 우려하는 건 '500가구 쪼개기'예요. 기준선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나의 구역을 인위적으로 나누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구역이 작아지면 어린이집이나 경로당 규모가 줄어들고, 주민운동시설이나 작은도서관 같은 편의시설은 아예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해요. 빠르게 지었는데, 정작 살기 불편한 동네가 되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속도를 높이려다 구조가 망가질 수 있다는 건데, 이게 단순히 서울시와 정부의 권한 다툼만은 아닌 것 같거든요.
현장에서도 같은 우려가 나와요. 한 조합 관계자는 익명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구청장은 민원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난개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요. 전문가들도 권한을 이양하더라도 광역 도시계획과의 정합성을 지킬 별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구청에 이 일을 할 인력이 있냐는 문제예요. 현재 통합심의는 건축·교통·환경 등 아홉 개 분야를 동시에 다루는데,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에서 이걸 경험해본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어요. 사업을 빠르게 하려다 새로운 행정 병목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마음에 남는 건 이겁니다. 속도 문제와 구조 문제는 같은 말 같지만, 처방이 달라요. 병목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짚지 않으면, 빠르게 달리다 엉뚱한 곳에서 막히게 되죠. 지금 이 논쟁에서 그 진단이 서로 다른 겁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