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07:07 · 팟캐스트
지방이전 60년 英·佛…금융은 남겼다
[금융 쪼개기에…韓 경쟁력 위기]1960년대부터 공기업 옮긴 英·佛중앙은행·감독기관 등은 수도에신속한 공조로 대응 효율성 높여“韓 금융기관 나눠먹기 배분 안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영국 공무원이 짐을 싸서 런던을 떠난 건 육십 년 전 일이에요. 이만 이천오백 개의 자리가 외곽으로 옮겨갔죠. 그리고 그 뒤로도 반복됐어요. 십 년에 한 번꼴로 또 옮기고, 또 옮기고. 지난달 취임한 앤디 버넘 총리는 맨체스터에 제이 총리실을 만들겠다고까지 했으니까요.
근데 영국이 육십 년 동안 건드리지 않은 게 있어요.
바로 금융이에요.
영국 중앙은행, 금융감독청, 금융서비스보상기구. 다 런던에 있어요. 프랑스도 마찬가지예요. 삼만 오천 명을 지방으로 내려보내면서도 중앙은행, 예금보험기구, 공공투자은행은 파리에 그대로 뒀죠.
이게 그냥 관성이나 기득권 때문만은 아니에요. 금융은 기관끼리 붙어 있어야 돌아가는 구조거든요. 감독 기관, 금융회사, 금융 공기업이 같은 공간에 모여 있을 때 생기는 게 있어요. 정보가 빨리 흐르고, 위기 때 빠르게 반응할 수 있고, 시장 참여자들이 신호를 읽는 속도가 달라져요. 중앙대 전선애 교수가 말한 것처럼, 집적이 곧 기능이에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영국과 프랑스에도 지방으로 이전한 금융기관이 없는 건 아니에요. 영국 기업은행은 셰필드에, 영국 국부펀드는 리즈에 본사를 뒀어요. 근데 둘 다 신생 기관이에요. 각각 이천십이 년, 이천이십사 년에 생긴 곳들이죠. 처음부터 지방에 만든 거예요. 기존 기관을 뽑아서 옮긴 게 아니라.
이게 미묘한 차이예요. 새로 설계할 때 지방을 선택하는 것과, 이미 작동 중인 기관을 옮기는 건 다른 이야기거든요.
뭐가 마음에 걸리냐면요.
지역균형이라는 말은 늘 맞는 방향처럼 들려요. 수도에 너무 많이 몰렸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근데 금융 감독이나 정책금융처럼 시장과 실시간으로 맞물려야 하는 기능을 쪼개놨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그 사례를 우리가 아직 많이 본 게 아니잖아요.
영국과 프랑스는 육십 년 동안 공공기관 이전을 하면서도 이 부분만큼은 선을 그었어요. 그 선이 타협인지, 아니면 판단인지. 거기에 답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오늘 기억할 건 하나예요. 영국은 육십 년 동안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겼지만, 금융만큼은 런던에 남겼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