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15:10 · 팟캐스트
트럼프 정부, ‘전문직 비자 1.4억 수수료’ 강행...韓 고숙련 인력 파견 ‘비상’
기존의 20~50배...12조원 추가 수입선거 앞두고 이민 단속, 적자 감축 의지법원은 “위법”...빅테크 반발 가능성도망명 신청자 20만명 비자도 일괄 취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한국 본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미국 현지 프로젝트에 엔지니어 한 명을 파견해야 한다고요. 비자 수속비로 얼마를 잡으면 되냐는 질문이었는데, 담당자가 숫자를 확인하고 잠시 말을 잃었다고 합니다.
H-1B 비자.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 전문직에게 발급하는 미국 취업 비자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비자의 신청 수수료를 새로 책정하는 규정안을 관보에 올렸어요. 금액은 약 일억 사천만 원. 지금까지 이백칠십오만 원에서 칠백만 원 사이였던 수수료가 스물 배에서 오십 배 수준으로 뛰는 겁니다.
이 수수료를 내야 하는 건 기업이에요.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고 싶은 미국 회사, 혹은 직원을 파견하는 한국 기업 쪽이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엔지니어 한 명을 미국에 보내는 데 비자 수수료만 일억 사천만 원이 들 수 있다는 뜻이에요. 항공권이나 주거비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국토안보부는 이 수수료로 열두 조 원 규모의 수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어요. 이 돈을 이민 단속 기관 운영자금으로 쓰겠다고 했습니다. 재원 조달 방식이 꽤 직접적이죠.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어요. 이미 법원이 제동을 걸었거든요.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지난 6월, 이 수수료가 의회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적 세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위법이라는 거예요. 그럼에도 국토안보부는 규정안을 관보에 올렸고, 삼십 일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쯤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법원 판단과 행정부 추진이 충돌하는 상황인데, 논란은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여요.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비자에 가장 강하게 반대할 것 같은 쪽은 이민 강경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장 크게 반발하는 건 빅테크예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JP모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포고문을 발표했을 때 이들 기업은 H-1B 비자를 가진 직원들에게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해외에 있다면 즉시 돌아오라고 공지했습니다. 고숙련 외국 인력 없이는 사업을 굴릴 수 없다는 뜻이에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일억 사천만 원을 낼 수 있는 기업은 어디냐는 문제입니다. 빅테크나 대형 금융사는 낼 수 있어요.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그리고 한국처럼 현지 파견 인력이 필요한 외국 기업은 셈이 달라지죠. 결과적으로 인재를 더 비싸게 데려올 수 있는 곳만 인재를 데려가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인도계, 중국계 고급 인력들이 미국 대신 다른 나라에 취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미국이 인재를 걸러내는 게 아니라 내보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비용이 높아지면 사람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돈 있는 쪽만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인재 시장에서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