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07:11 · 팟캐스트
10분 거리 두고…3개월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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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숙소에서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게 전부였어요.
장미란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제주 한림의 한 숙소 앞이었습니다. 장기 투숙 중이었다고 해요. 그날 이후로 소식이 끊겼고, 가족과 지인들은 백 일이 넘도록 기다렸습니다.
실종 백사 일째 되던 날, 숙소에서 일 킬로미터쯤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장 씨로 추정한다고 밝혔어요.
일 킬로미터라는 거리가 저는 좀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어요. 걸어서 십오 분도 안 걸리는 거리거든요. 멀리 간 게 아니었습니다. 어딘가 가려던 게 아니라, 나갔다가 그냥 거기 있었던 거예요.
장기 투숙이라는 단어도 마음에 남습니다. 집이 아닌 곳에서 오래 머문다는 건 어떤 상황일까요. 여행이 아니라 생활이고, 생활이지만 집이 아닌 곳.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왜 그 숙소에 있었는지는 기사에 나와 있지 않아요. 그래서 더 물음표가 많습니다.
이런 실종은 장 씨만의 일이 아닙니다. 매년 실종 신고는 수만 건씩 접수되고, 그 중 상당수는 장기 실종으로 이어져요. 가족들은 기다리면서도 수색을 계속하고, 때로는 백 일이 넘어서야 이런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발견이 끝이 아니라,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이 되는 거죠.
그리고 여기서 조금 뒤집어 생각하게 되는 게 있어요. 우리는 흔히 실종을 '어딘가 멀리 갔다'고 상상하거든요. 하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숙소 바로 근처였어요.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도 백 일이 걸렸다는 게, 발견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줍니다. 찾는 것과 발견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어요.
제가 이 대목에서 마음에 걸리는 건, 그 백 일 동안 장 씨가 혼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지금 나와 있는 정보만으로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장기 투숙이라는 단어, 그리고 아무도 빠르게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은 어떤 고립의 형태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맞는지 틀린지는 모릅니다. 그냥 그게 걸렸어요.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 가까운 곳에 있어도 발견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찾는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보고 있는가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 일 공 일 로 연락할 수 있습니다. 이십사 시간 운영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