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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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 00:01 · 팟캐스트

“4000만원 넣었는데 70% 증발”…‘미친 주식시장’ 된 한국, 어쩌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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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저축해둔 돈 이천구백만 원을 꺼냈습니다. 삼 주도 안 돼서 사십 퍼센트가 올랐고, 팔아서 수익을 챙겼죠. 여기까지는 좋았어요. 문제는 그다음 결정이었습니다. 이 상승세가 더 이어질 거라는 판단이 섰고, 이번엔 레버리지 ETF에 사천만 원 가까이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증시가 꺾이기 시작했어요. 이 사람, 회계사 제이크 정씨 이야기입니다. 원래 주식에 적극적인 사람이 아니었다고 해요. 그런데 지난 6월, 국내 증시가 치솟는 걸 보면서 단기 수익 기회라는 판단이 섰던 거죠. 판단 자체가 틀린 게 아니었어요. 실제로 수익도 냈으니까요. 문제는 그 성공이 다음 베팅을 더 크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결국 투자금의 약 칠십 퍼센트를 잃었어요. WSJ은 이 사례를 포함해 여러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이야기를 지난 24일 기사로 다뤘습니다. 제목이 꽤 세요.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 공포의 놀이기구로 변했다." 코스피가 6주 동안 약 사십 퍼센트 가까이 빠졌고, 그 사이 사라진 시가총액이 약 삼천삼백조 원 규모였다고 전했어요. 충격이 집중된 건 개인투자자들이었습니다. 코스피 일일 거래량의 육칠십 퍼센트가 이 사람들에게서 나오거든요. AI 반도체주가 오르는 동안 대거 들어왔고, 시장이 흔들리자 손실을 그대로 받아냈습니다. 영어 교사 윤재인씨는 이천육백만 원을 잃고 택시도 끊고 여행도 멈췄다고 했어요. 음향 엔지니어 윤경민씨는 퇴직금 절반을 반도체주에 넣었다가 일주일 만에 천만 원이 증발했고요. "영원히 오를 줄 알았다"고 말했다는 게 기사에 그대로 실렸어요. 여기서 짚어볼 게 하나 있어요. WSJ은 지난 5월, 국내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처음 허용된 시점을 주목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종목 하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서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인데요. 기존에는 안 됐던 거예요. 이게 허용되면서 전업주부, 학생, 은퇴자들도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진입 문턱이 낮아졌으니까요. 근데 구조상 오를 때 더 빨리 오르고, 내릴 때도 더 빠르게 내립니다. 상승장에서는 기회처럼 보이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그냥 두 배로 붙는 거거든요. 뒤집어보면 이런 생각도 들어요. 제이크 정씨는 처음 투자에서 실제로 수익을 냈어요. 판단이 맞았고, 경험이 쌓였고, 자신감도 생겼겠죠. 그리고 그 자신감이 두 번째 베팅 규모를 키웠습니다. 성공 경험이 리스크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건, 어쩌면 이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였던 것 같아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잘못된 판단이 사람을 망가뜨린 게 아니라, 맞았던 판단이 그다음 실수를 불렀다는 거요. 포모 심리라고 부르는 게 꼭 "남들이 벌 때 나만 빠진다는 불안"만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벌었던 타이밍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감각도 똑같이 작동하더라고요. 그리고 그게 더 조용하고,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죠. 이 뉴스에서 오래 남는 질문은 이거예요. 우리가 레버리지 구조를 정말 이해하고 들어간 건지, 아니면 이해한 것처럼 느끼고 들어간 건지.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성공한 직후가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