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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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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 00:26 · 팟캐스트

SK이노, 분리막 자회사 SKIET 흡수합병

EV둔화·中 공세에 한계 판단합병 신주 내년 1월 18일 상장ESS용 분리막 사업 확장 추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1년 봄, 코스피 상장 첫날이었습니다. 공모가가 십만 오천 원. 그 날 SK아이이테크놀로지, 줄여서 에스케이아이이티라고 부를게요 — 이 회사는 전기차 시대의 핵심 소재를 만드는 곳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배터리 안에서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않게 막아주는 분리막이요. 전기차가 폭발하지 않으려면 꼭 있어야 하는 부품입니다. 그로부터 사 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는 사라집니다. 모회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흡수합병을 결정했습니다. 합병기일은 내년 일 월 일 일. 에스케이아이이티 주식 한 주를 가진 주주에게는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주식 약 영 점 일 주가 돌아갑니다. 열 주를 가졌어도 한 주 남짓 받는 셈이죠. 왜 이렇게 됐을까요. 숫자 하나만 보면 됩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 이천이십삼 년에는 오백억 원 흑자였습니다. 그런데 이듬해엔 이천구백억 원 적자로 바뀌었어요. 일 년 사이에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겁니다. 그 이후로도 손실이 이어지고 있고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느리게 크고 있고, 중국 경쟁사들이 훨씬 싼 값에 같은 소재를 내놓고 있습니다. 분리막은 기술이 어렵지만, 일단 만드는 법을 알면 가격 경쟁이 됩니다. 에스케이아이이티는 독립 법인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어요. 여기서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 회사는 원래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안에 있었습니다. 이천십구 년에 물적 분할로 쪼개졌고, 이 년 뒤에 상장했어요. 당시엔 "전기차 소재 전문 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논리였습니다. 독립하면 더 빠르게 클 수 있다고요. 그런데 지금은 다시 합칩니다. 합치면 중복 비용이 줄고 재무 안정성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분리했을 때 그 비용은 누가 졌을까요. 상장 당시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그 구조를 감수한 셈이 됩니다.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시장 상황이 바뀌었고, 회사가 그에 맞게 구조를 바꾸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측도 이번 합병으로 에너지저장장치용 분리막 같은 신사업을 함께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남는 질문이 있어요. 분리할 때의 논리와 합칠 때의 논리가 서로 다릅니다. 둘 다 그 시점에선 맞는 말처럼 들렸겠죠. 그 사이 어딘가에 투자자가 있었고, 상장된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패턴이 에스케이아이이티만의 이야기일까요. 물적 분할 후 상장, 그리고 시장이 나빠지면 재흡수 — 이게 한 회사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분리와 합병, 방향은 달라도 명분은 항상 있습니다. 그 명분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물어보는 습관, 그게 구조를 읽는 시작점일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