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18:48 · 팟캐스트
정부, 한전에 출자…AI 인프라 판 깐다
■ 당정, 내년도 예산안 논의3대 메가프로젝트에 예산 집중한전·수공 부채비율 대폭 낮춰전력·용수 등 투자 여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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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호남 어딘가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고 상상해 보시겠어요. 부지는 정해졌고, 장비도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정작 공장을 돌릴 전기가 없어요. 물도 부족합니다. 반도체 팹 하나가 쓰는 물은 웬만한 도시 하나 수준이거든요. 기계는 있는데, 콘센트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정부가 바로 그 콘센트 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정부가 직접 출자하겠다는 겁니다. 돈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주주로 들어가는 거죠. 기획예산처와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꺼낸 카드예요.
왜 출자냐, 이 대목이 좀 흥미롭더라고요. 한전의 부채가 어느 정도냐면, 부채비율이 사백 퍼센트를 넘습니다. 빚이 자본의 네 배를 훌쩍 넘는다는 뜻이에요. 이 상태에서 수조 원짜리 전력망을 새로 까는 건 쉽지 않습니다. 회사채를 더 찍어야 하는데, 현행법상 발행 한도가 자본 규모에 묶여 있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자본을 직접 넣어주면, 채권 발행 여력도 같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출자 하나로 두 가지를 동시에 푸는 셈이죠.
수자원공사는 한전보다 재무 상태가 낫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 여러 곳이 동시에 들어서면 산업용수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지거든요. 지금은 여유 있어 보여도, 투자가 몰리면 금방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인 거죠.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걸 두고 "호남 팹과 AI 데이터센터 조성에 가장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눈앞의 재정 수치 관리에 매몰되는 우를 범할 때가 아니다"라고 직접 말했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멈추게 됐어요. 정부가 얼마를 출자하는지, 이날 당정은 끝내 공개하지 않았거든요. 총지출 규모도, 한전과 수공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금액도 말하지 않은 채로 발표가 났습니다.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보이는데, 그 의지 뒤에 숫자가 빠져 있는 겁니다.
의지와 수치는 좀 다른 이야기거든요. 출자 규모에 따라 한전의 회사채 여력이 실질적으로 달라지고, 공사 시작 시점도 달라집니다. 반도체 팹 입장에서는 언제 전기가 들어오는지가 가장 중요한 정보인데, 아직 그 답은 없습니다.
오늘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정부가 인프라 공기업에 출자할 때, 그건 단순히 빚을 갚아주는 게 아닙니다. 그 공기업이 앞으로 얼마나 더 빌릴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구조를 바꾸는 겁니다. 그래서 금액이 중요합니다. 숫자가 나오면, 다시 짚어볼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