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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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 21:27 · 팟캐스트

“반도체 슈퍼사이클 2막은 소부장”…미래에셋, MLCC·기판 주목

HBM 넘어 MLCC·기판까지 공급 병목빅테크 투자 확대에 소부장 낙수효과“핵심공정 ETF로 관련 기업 집중 투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서버 한 대를 상상해봅시다. 선반 크기의 철제 박스 안에 수천 개의 작은 부품이 들어있어요. 그 부품들 중에는 손톱보다 작은 것들도 있거든요. 그게 바로 오늘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지금까지 AI 반도체 얘기는 대부분 고대역폭메모리, HBM이었잖아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납품한다, 수율이 어떻다는 식으로요. 그런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번 주 웹세미나에서 한 가지를 짚었어요. 병목이 이동하고 있다는 거예요. HBM 하나만 보다가 서버 전체로 시야를 넓혀야 할 시점이 됐다는 진단입니다. 주인공은 MLCC예요. 적층세라믹콘덴서. 이름이 낯설죠. 간단히 말하면 전력을 안정적으로 흘려주는 부품이에요. 서버 안에서 전압이 흔들리면 연산이 틀어지니까, 댐처럼 전력을 받아뒀다가 균일하게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을 훨씬 많이 써요. 전력이 늘어날수록 MLCC가 더 많이, 더 정교하게 들어가야 하는 구조인 거죠. 이 부품을 전 세계에서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아요. 일본 무라타, 그리고 삼성전기. 이 두 곳이 사실상 시장을 나눠 갖고 있거든요.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데도 재고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파는 만큼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이죠. 기판 얘기도 빠질 수 없어요. 칩이 많아질수록 그걸 연결하는 기판도 커지고 복잡해져요. FC-BGA라는 고성능 기판인데요, 크기가 커지면 하나의 패널에서 뽑아낼 수 있는 기판 수가 삼 분의 일 가까이 줄어든다고 해요. 설비에 돈을 더 쏟아부어도 당장 생산량을 확 늘리기가 어려운 구조예요. 공급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들다는 거죠. 여기서 제가 흥미로웠던 부분이 있어요. 빅테크들의 AI 투자, 지금 얼마나 쌓여 있냐 하면요 —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잔여계약가치, 쉽게 말해 앞으로 써야 할 수주잔고가 이미 이조 삼천억 달러 규모예요. 연간 설비투자 규모의 세 배 가까이 됩니다. 이미 도장이 찍힌 돈이 그만큼 있다는 뜻이에요. 경기 탓에 AI 투자가 갑자기 멈출 가능성이 낮다는 근거로 제시된 거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을 들으면서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이 분석은 미래에셋운용이 실제로 운용하는 ETF를 소개하는 웹세미나에서 나온 거거든요. 분석이 틀렸다는 게 아니에요. 실제로 MLCC와 기판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은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어요. 다만, 업황이 좋다는 분석과 지금 투자해도 좋다는 판단은 다른 얘기일 수 있다는 거죠. 공급 병목이 부품 전반으로 번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언제 주가에 반영될지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르면 이겁니다. AI 서버는 특정 부품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아요. 고성능 메모리가 들어가면 전력도 늘고, 전력이 늘면 안정화 부품이 더 필요하고, 칩이 많아지면 기판도 커져야 해요. 병목은 이동하는 거거든요.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는 게, 지금 반도체 공급망을 읽는 방식일 수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