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8.26 07:12 · 팟캐스트

‘의약품 리베이트 창구’ CSO 손본다

복지부, 시장 진입 문턱 높이고재위탁 횟수 제한 등 연내 추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어느 병원 근처 카페, 영업 사원 한 명이 앉아 있어요. 그는 제약 회사 직원이 아닙니다. 제약 회사와 계약한 대행사 소속도 아닙니다. 그 대행사가 다시 맡긴 또 다른 대행사 소속이에요. 의사에게 약을 소개하러 온 건데, 정작 그 약을 만든 회사와의 연결 고리는 두세 단계 건너에 있는 거죠. 이게 씨에스오, 의약품 영업 대행 구조가 지금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에요. 제약 회사가 직접 영업하는 게 아니라,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거든요. 이 구조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이천 년에 국내에 도입됐고, 이십 년 넘게 제약 업계 안에서 자리를 잡아왔어요. 문제는 그 구조가 얼마나 느슨하냐는 거예요.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거든요. 별도의 자격 요건이나 내부 기준 없이도요. 그러다 보니 업체가 난립했고, 위탁을 받은 업체가 다시 다른 업체에 넘기는 다단계 재위탁이 생겼어요. 거기에 불법 리베이트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보건복지부가 올해 안에 제도를 손보겠다고 나선 겁니다. 검토 중인 방향은 크게 두 가지예요. 진입 요건을 높이는 것, 그리고 재위탁 횟수에 제한을 두는 것. 내부통제 기준 같은 실질적인 요건을 갖춰야만 시장에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는 거죠. 아무나 신고만 하면 되는 구조에서,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남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업계 일각에서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복지부는 이건 가능성이 낮다고 봐요. 이유가 흥미로운데, 품목마다, 업체마다 수익 구조가 달라서 적정 상한선을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수수료 상한이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규제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십 년 동안 이 구조가 유지됐다는 건, 그동안 아무도 문제를 몰랐던 게 아닐 거잖아요.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는 느슨한 진입 조건, 몇 단계든 이어지는 재위탁, 이걸 이십 년 동안 그냥 뒀던 이유가 뭔지를 생각해 보면 — 제도 설계의 문제인지, 감독의 문제인지, 아니면 업계와의 관계 문제인지 — 그 안을 들여다봐야 이번 개편이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그 답은 나오지 않았거든요. 이번 개편에서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진입 장벽이 낮을수록 책임 소재는 흐려진다는 거예요. 누구든 들어올 수 있는 구조는,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책임지는 사람도 찾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니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