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6 13:18 · 팟캐스트
농업직불금 농외소득 기준 17년 만에 상향…3700만→4700만 원
2009년 도입 후 한 차례도 조정 안 돼물가·가구소득 상승 반영해 기준 27% 인상올해 신청자부터 적용…1만 명·99억 원 수혜앞으로 가구소득 고려해 5년마다 재조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직불금 신청을 했더니 탈락 통보가 왔어요. 농지도 있고, 실제로 농사도 짓고 있는데. 이유는 농업 외 소득이 기준을 넘었다는 겁니다.
그 기준이 얼마냐고요. 사천칠백만 원이 아니라, 삼천칠백만 원이었거든요. 지금까지는요.
이 기준이 처음 만들어진 게 이천구년이에요. 당시 통계를 보니 가구소득 평균이 삼천육백칠십사만 원이었고, 그 숫자에 맞춰 삼천칠백만 원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거기까지는 이해가 돼요.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이후 십칠 년 동안, 이 숫자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어요.
물가가 오르고, 임금이 오르고, 가구소득 평균도 훌쩍 올랐는데 기준선만 그 자리에 있었던 겁니다. 그 사이 농사는 짓고 있지만 농사 외 소득이 조금 있다는 이유로 직불금을 못 받게 된 농업인이 생겨났죠. 나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기준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 거예요.
이번에 정부가 이 기준을 사천칠백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달 고시 개정안을 발령했어요. 십칠 년 만의 조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어요.
이게 직불금 단가를 올린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지급 금액 자체는 그대로예요. 바뀐 건 '받을 수 없는 사람의 기준'입니다. 삼천칠백만 원 이상이면 무조건 제외됐던 걸, 이제 사천칠백만 원 미만까지는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그 사이 구간에 있던 사람들이 새로 포함된 겁니다.
농식품부 추산으로는 약 일만 명, 총 구십구억 원 규모예요. 한 사람당 평균으로 따지면 백만 원이 안 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십칠 년이라는 시간 동안 탈락했던 사람들이에요. 그 기간에 못 받은 직불금은 소급 적용이 없어요. 올해 신청분부터 새 기준이 적용됩니다. 기준이 잘못 묶여 있던 시간에 대한 보정은 없는 거죠.
그리고 이번에 법이 바뀌면서 앞으로는 오 년마다 기준을 다시 고시하도록 했어요. 다시 동결되는 일은 없도록 제도를 바꾼 겁니다. 그건 분명히 달라진 부분이에요.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 기준을 오 년마다 점검하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한가. 아니면 처음부터 자동으로 물가나 소득에 연동되는 구조가 필요한 건 아닐까. 이번처럼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고, 법을 고치고, 고시를 발령하는 과정 없이도요.
정답은 모르겠어요. 다만 십칠 년이라는 시간이, 제도의 속도가 현실을 얼마나 쉽게 놓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건 분명합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기준은 만들 때만큼, 유지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