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6 13:06 · 팟캐스트
불어도 차별이라는 美, 韓 어부지리 기회라면 [트럼프 스톡커]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美·캐나다, 협상 결렬...최대 50% 맞불 관세우방국 간 갈등에 북미 자유무역체제 ‘흔들’퀘벡주 프랑스어 콘텐츠 우선 정책에도 충돌加, 중간선거 민심 건드는 정치적 전략 돌입한국은 장기화시 뷰티·車 반사이익 노려볼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협상 테이블이 닫혔습니다. 악수 없이, 합의문 없이.
지난 21일, 미국 무역대표부가 소셜미디어에 공지를 올리면서 협상 결렬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관세가 시작됐죠.
캐나다 입장에서 이번 협상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어요.
미국이 내민 조건들을 보면, 단순한 관세 협상이 아니었거든요.
미국은 캐나다가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을 때 미국의 통상정책과 보조를 맞추라고 요구했어요.
쉽게 말하면, 캐나다가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무엇을 얼마나 팔지 미국과 먼저 상의하라는 거였습니다.
캐나다 입장에서 이건 거부권을 주는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자기 나라 통상정책을 두고 옆 나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구조니까요.
막판에는 더 결정적인 일이 있었어요.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관세를 낮춰주겠다고 했다가, 마지막에 중·대형 트럭은 빼겠다고 했거든요.
트럭은 캐나다의 핵심 수출 품목입니다.
그걸 빼겠다는 건, 사실 핵심을 건드린 거예요.
협상이 여기서 완전히 꺾였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미국과 캐나다 두 나라만의 문제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USMCA,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은 2020년에 발효됐어요.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직접 만든 협정인데, 지금 와서 그 협정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때리고 있는 거거든요.
이번 50% 관세의 근거가 된 건 1930년에 만들어진 관세법 338조입니다.
대공황 시절 법이에요. 주요 외신들이 지적했듯, 실제로 이 조항을 행사한 대통령은 역대에 없었습니다.
북미 무역 질서의 뼈대가 흔들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협정을 우회할 수 있다면, 그 협정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거니까요.
멕시코도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번 사태에서 캐나다 여론이 생각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앙거스 리드 연구소 조사에서 캐나다 응답자의 76%가 협상을 중단한 정부 결정이 옳았다고 답했어요.
열 명 중 일곱 명이 넘는 거죠.
캐나다 입장에서는 관세 피해도 피해지만, 주권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거예요.
카니 총리가 "미국에 공격을 받아 전쟁을 치르는 것"이라고 표현한 게 과장이 아닌 셈이죠.
그리고 캐나다는 지금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하고 있어요.
보복관세 대상에 위스콘신, 메인, 켄터키주 생산 제품을 넣은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언어 문제입니다.
미국은 캐나다의 프랑스어 콘텐츠 우선 정책도 무역 차별이라고 문제 삼았거든요.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캐나다산 프랑스어 콘텐츠를 눈에 띄게 배치해야 한다는 규정이요.
미국은 이게 자국 플랫폼의 수익을 캐나다 콘텐츠 지원에 쓰도록 강요하는 거라고 봤고, 캐나다는 이게 퀘벡의 언어·문화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고 봤죠.
양쪽 다 틀린 말은 아닌데, 이걸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올린 순간 해결이 가능한 문제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문화의 문제를 수치로 환산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잖아요.
한 가지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캐나다산 화장품에 50% 관세가 붙으면서, 미국 미용 시장에서 캐나다산 제품이 설 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어요.
캐나다는 지난해 그 시장에서 한국에 이은 2위 수출국이었습니다.
무역 갈등이 어디서 틈새를 만들어내는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