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6 01:22 · 팟캐스트
상장만 하면 곤두박질…길어지는 IPO 빙하기
최근 상장 3종목 첫날부터 공모가 밑돌아7~8월 상장기업 10곳 중 9곳 마이너스 수익률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사십 퍼센트 가까이 빠졌습니다.
매수 버튼을 눌렀던 사람은 그날 하루 만에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잃은 셈이죠.
반도체 장비 업체 해치텍 얘기입니다. 칠월, 팔월 두 달 사이 코스닥에 새로 올라온 기업이 열 곳인데요. 그 중에서 첫날 공모가를 지킨 곳이 딱 한 곳입니다. 바이오 기업 인제니아테라퓨틱스, 그 하나뿐이에요.
공모주 투자라는 게 원래는 좀 단순한 논리거든요.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보다 오를 거라는 기대로 청약을 넣고, 첫날에 파는 거죠. 이른바 '따블', 두 배 수익을 노리는 거예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그게 꽤 먹혔습니다. 근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요. 상장 첫날 삼십 퍼센트씩 빠지는 종목이 연속으로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 사람들이 왜 청약을 넣었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요. 반기까지만 해도 공모주 시장은 꽤 뜨거웠거든요. 첫날에 두 배 오르는 종목도 있었고,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을 넘기도 했으니까요. 지금 손해를 본 사람들이 나쁜 판단을 한 게 아니에요. 그 시절의 흐름을 믿었던 거고, 시장이 바뀐 거죠.
이게 한두 종목의 얘기가 아닌 게 더 묵직하게 다가와요. 상장 이후에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거잖아요. 상장 첫날 이십육 퍼센트나 올랐던 종목도, 지금은 공모가 아래에 있어요. 첫날 반짝 올랐다가도 결국 내려앉은 거예요. 투자한 사람 입장에서는 첫날 팔지 않은 선택이 뼈아팠겠죠.
뒤집어 보면, 시장이 균형을 찾아가는 거라는 시각도 있어요.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이 상황이 코스닥 변동성이 커진 탓이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형주로 쏠린 탓이라고 봅니다. 공모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지금 이 시기의 흐름이라는 거죠. 구월부터는 대기 중인 공모 물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도 하고요. 근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말, 굉장히 조심스러운 표현이잖아요. 확신이 아니라 가능성이에요.
마음에 남는 건 이거예요. 손실이 난 종목이 열 곳 중 아홉이라는 건, 어느 종목을 골랐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종목 선택이 아니라 '지금이 공모주를 살 타이밍인가'라는 질문이 먼저였던 거죠. 그 질문을 하기가 쉽지 않은 건, 바로 직전까지 시장이 좋았기 때문이고요. 좋았던 기억이 지금을 판단할 때 영향을 준다는 것, 그게 투자에서 제일 무서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거예요. 공모주 시장은 첫날 수익률로만 읽으면 안 돼요. 첫날 이후에도 살아남는 종목이 몇인지, 그게 지금 시장의 온도계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