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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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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6 21:11 · 팟캐스트

‘아빠 육휴’ 늘었다지만…증권맨엔 아직 남의 일

대형증권사 절반 상반기 사용률 ‘0%’딜 성과로 보상에 장기휴직 부담 여전배우자 출산휴가는 1년 새 35% 증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병원에서 아내와 신생아 옆에 앉아 있는데, 핸드폰이 울립니다. 고객 연락이거나, 딜 관련 메시지거나. 자리를 비운 게 사흘째입니다. 이게 지금 증권가 남성 직원들이 처한 풍경입니다. 올 상반기 국내 대형 증권사 아홉 곳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평균 2.7%입니다. 같은 기간 여성 직원 평균은 59.6%거든요. 스무 배 차이가 납니다. 한쪽은 열에 여섯이 쓰는 제도를 다른 쪽은 스물 중에 하나도 못 쓰고 있는 겁니다. 그것도 대형 증권사 기준으로요. 왜 이렇게 됐을까, 단순히 '분위기'나 '눈치' 문제로 보기에는 구조가 좀 다릅니다. 증권사 안에서도 특히 PB, 그러니까 프라이빗뱅커나 기업금융 쪽 직군은 개인 성과가 곧 보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고객 관리가 끊기면 실적이 끊기고, 딜을 놓치면 그 기회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육아휴직을 쓰더라도 계획보다 일찍 복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제도는 있는데, 쓰고 나서 돌아올 자리가 예전과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본인들이 알고 있는 거죠. 여기서 뒤집어 볼 지점이 있습니다. 사용률이 0%로 집계된 회사들, 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 이 회사들의 올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가 0명은 아닙니다. 신한투자증권만 해도 실제 육아휴직을 쓴 남성이 서른두 명이었거든요. 그런데 사용률은 0%.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사용률은 '자녀가 태어난 해에, 출생 직후 바로 휴직에 들어간 경우'만 셉니다. 나중에 쓰거나 시차를 두고 쓰면 실적으로 잡히지 않는 거죠. 즉 육아휴직 자체를 안 쓰는 게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는 바로 그 순간에는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겁니다. 그 타이밍이 안 된다는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습니다. 출생 직후의 휴직이 왜 유독 어렵냐. 아이가 태어나는 그 시점이, 아마 딜이 한창이거나 분기 마감이거나 고객 포트폴리오 점검 시기와 겹칠 수 있다는 말인데요. 아이가 태어나는 날짜는 조정할 수 없지만, 일정은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잖아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배우자 출산휴가, 그러니까 며칠짜리 단기 휴가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이용 인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삼십오 퍼센트 이상 늘었거든요. 짧은 건 쓸 수 있는데 긴 건 못 쓰는 구조. 이게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인가, 아니면 성과 연동 구조 자체가 만들어낸 결과인가. 기억하실 게 하나 있습니다. 수치가 오르내리는 뉴스로 보이지만, 이건 결국 신생아 옆에 있고 싶어도 있기 어려운 구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도가 있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그 시점'에는 못 쓴다. 그 간격이 좁아지고 있는지, 오히려 굳어지고 있는지는 앞으로 몇 년의 수치가 말해줄 겁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