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6 18:52 · 팟캐스트
이번엔 ‘홍해 리스크’…사우디 수출도 막막
중동 전쟁발 위험 인식 커지자해운 협상력 약한 중기 직격탄 2분기 수출 전년比 10% 줄어건자재 등 재고·현금흐름 압박홍해 차단 땐 유럽 수출도 차질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창고에 합판이 쌓이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중소기업 대표의 얘기예요.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할 합판인데, 배를 못 구하고 있어요. 주문은 들어왔고, 물건은 만들었고, 돈 받을 날만 기다리는 상황인데 — 배가 없어요.
이 회사에서 사우디 매출 비중이 전체의 삼분의 일 이상이에요. 배가 안 뜨면 그냥 수입이 멈추는 거죠.
2월 말 시작된 중동 전쟁이 홍해로 번지면서, 사우디를 오가는 항로가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연계 선박을 겨냥한 봉쇄를 선언한 이후, 해운사들이 그쪽 항로를 피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해요. 해운업계 관계자가 직접 한 말이에요. "사우디에서 나오기도, 들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런데 이 피해가 누구한테 먼저 오는지를 보면, 조금 씁쓸해지거든요.
해운사와 협상할 힘이 있는 대기업은 그나마 선박을 확보해요.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먼저 밀리는 거죠. 화물선 자리를 못 잡으면, 창고에 물건이 쌓이고, 현금은 묶이고, 거래처와의 약속은 늦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돼요.
플라스틱 업계 관계자가 이렇게 표현했어요. 주문 받아서 생산까지 해놓고도, 배를 못 구하면 물건을 못 보내는 구조라고. 단순히 운송비가 오르는 문제가 아니라, 재고와 현금 흐름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했어요.
중소기업의 중동 수출이 올해 들어 두 분기 연속으로 줄었다는 통계도 나와 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씩 늘고 있었는데, 올해 1분기에 꺾이더니 2분기에도 이어졌어요.
저는 이 대목에서 좀 걸렸어요.
사태가 더 커지면, 사우디 항로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후티 반군의 위협이 홍해를 오가는 선박 전반으로 번지면, 수에즈 운하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길도 막힐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야 해요. 훨씬 길어지는 항로, 훨씬 오르는 운송비. 사우디에 합판 파는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는 거죠.
정부는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어요. 규모가 구체화되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그 '구체화'가 어느 시점에 오는지, 그때 창고에 얼마나 많은 물건이 쌓여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이거예요.
물류가 막히는 건 운송비 문제가 아니에요. 수출로 먹고사는 중소기업한테는, 납기와 현금과 거래처 신뢰가 한꺼번에 흔들리는 일이에요.
중동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 피해·애로 접수 창구를 통해 상황을 알릴 수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