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6 09:22 · 팟캐스트
캐나다, 美에 보복 관세...700개 품목에 최대 50%
9월 8일부터 철강 등에 부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사흘을 더 버텼습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양측이 마주 앉았고, 마감 시한을 늘렸고, 그래도 답이 없었습니다.
결국 미국이 먼저 쳤습니다. 지난 22일, 캐나다산 제품 이백억 달러어치에 50% 관세를 매겼습니다. 하키 용품, 치즈, 주류, 가구 — 캐나다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줄줄이 들어갔습니다.
캐나다가 돌려쳤습니다. 다음 달 8일부터 미국산 약 칠백 개 품목에 15%, 25%, 50%, 세 단계로 관세를 붙입니다. 총 규모도 이백억 달러. 금액도 세율도 그대로 돌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달러 대 달러, 세율 대 세율'이라고 캐나다 정부가 직접 표현했습니다.
캐나다 입장에서 이 상황이 어떻게 보였을지 한번 생각해봅시다.
미국은 이번 관세의 근거로 1930년 법을 꺼냈습니다. 대공황 시절 만들어진 관세법 338조입니다. 거의 백 년 된 조항이에요. "미국의 상업 활동을 차별하는 나라에 최대 50%를 매길 수 있다"는 내용인데, 지금껏 거의 안 썼던 조항입니다. 그걸 다시 꺼낸 겁니다.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명분 중에는 캐나다 산불로 인한 미국 동부의 대기 오염 문제도 있었습니다. 무역 분쟁에 환경 문제를 얹은 거죠. 캐나다로서는 어디서부터 논리를 잡아야 할지 모를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관세는 기존의 것들과 결이 다릅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캐나다에 매기던 관세들은 북미 자유무역협정, USMCA 적용 품목은 예외로 뒀습니다. 협정 안에서 움직인 거죠. 그런데 이번엔 그 예외가 없습니다. 협정 밖에서 독자적으로 치고 들어온 겁니다. 전문가들이 "결이 다르다"고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존 룰을 우회하는 공격이에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우리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동일한 규모로 맞받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캐나다 정부는 피해 기업과 근로자를 위해 칠십오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지원안도 함께 내놨습니다. 맞관세를 치면서 동시에 자국 방어막도 세운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습니다.
맞불을 놓는 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관세 전쟁이 '대응'으로 번지면, 어느 시점부터는 누가 먼저 쳤는지보다 얼마나 더 올라가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서로의 가장 큰 교역 상대입니다. 국경을 맞댄 이웃이고요. 산업 공급망이 깊게 엮여 있어서, 관세가 오르면 미국 기업도 캐나다산 부품을 쓰는 만큼 타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순수하게 '상대에게 타격을 주는 무기'인지, 아니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는 압박'인지 — 그 경계가 불분명합니다. 어느 쪽이든, 피해는 서로에게 동시에 흘러갑니다.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이번 관세 충돌은 기존 협정 밖에서 시작된 싸움입니다. 룰이 있어도 안 쓰면 없는 것과 같고, 룰을 우회하면 다음엔 어떤 룰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 이 사안은 미국과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