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19:58 · 팟캐스트
‘국회 봉쇄·내란 가담’ 김현태 前 707특임단장, 1심 징역 12년
김현태 징역 12년·이상현 10년김봉규·정성욱 7년, 김대우 5년法 “특정 세력 위해 군사력 이용”박헌수·고동희는 내란 혐의 무죄“내란 사전 인식· 공유 없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4년 12월 3일 밤, 국회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군인들이 창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헬멧을 쓰고 전투복을 입은 채로요.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이었습니다. 그는 그날 현장에서 국회 봉쇄를 직접 지시했습니다. 계엄 선포 직후였고, 그는 부대를 이끌고 국회로 출동했습니다. 그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제 재판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27일, 김 전 단장에게 징역 열두 년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상현 전 1공수특전여단장은 징역 열 년. 세 명은 각각 징역 칠 년과 다섯 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다섯 명 모두 그 자리에서 법정구속됐습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한 말이 있습니다.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비상계엄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유튜브 등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등 법치주의와 사법 시스템을 조롱했다." 판사가 피고를 향해 이 말을 직접 읽었다는 게 저는 좀 걸렸어요. 재판 결과보다 그 장면이요.
이상현 전 여단장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1공수여단이 과거 군사반란 당시 신군부의 핵심 무력으로 동원된 전례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걸 알고 있었을 텐데, 다시 부대를 현장에 투입했다고요. 역사를 알면서 같은 선택을 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이번 재판이 한 명의 일탈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섯 명의 전직 군 간부가 각각 다른 역할로 움직였습니다. 병력을 이끌고 국회로 간 사람, 정치인 열네 명의 체포 시도에 가담한 사람,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체포 임무를 편성한 사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명령을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도 있었거든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 진입해 서버 시설을 장악한 혐의를 받은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 그리고 체포조 지원과 구금시설 준비에 관여한 혐의를 받은 박헌수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입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계엄을 사전에 인식하지 못했고 실제 임무도 제한적이었다고 봤습니다. 내란의 목적을 알고 움직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같은 날 밤,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인데 결론이 갈렸습니다.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무엇을 지시했는가. 재판부는 그 경계를 꽤 세밀하게 나눴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마음에 걸려요. 명령을 받았다는 것과, 그 명령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것 사이의 거리. 군 조직에서 그 거리는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요. 그리고 몰랐다는 건 책임이 없다는 뜻인지, 아니면 다른 종류의 질문을 남기는 건지. 재판은 답을 냈지만, 그 질문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재판부는 "국가 안전 보장 임무를 저버린 채 특정 세력을 위해 군사력을 이용했다"고 했습니다. 군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그 답은 헌법에 있다고 재판부는 말한 셈이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