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09:06 · 팟캐스트
“글로벌 스탠다드 아냐”...지주회장 3연임 금지 명문화 안하기로
당정, 연임 의결 요건 강화로 선회與 내부서도 “위헌 소지” 신중론3연임 때 회추의 전원 동의 추진주총 특별결의 대상 방안 검토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이사회 회의실을 상상해보시겠어요. 사외이사 다섯 명이 앉아 있고, 안건은 현 회장의 세 번째 임기입니다. 한 명이 손을 들지 않으면 끝나는 자리예요.
지금 당정이 만들려는 구조가 딱 이겁니다.
금융지주 회장이 세 번째 임기를 노릴 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요. 사외이사 중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연임은 불가능해지는 거죠. 지금은 이런 별도의 의결 절차 자체가 없거든요. 추천이 나오면 주주총회에서 일반결의로 통과시키면 그만이었으니까요.
원래는 3연임 자체를 법으로 막는 방향이었어요. 그런데 두 가지 벽에 막혔습니다. 하나는 위헌 논란. 연임 횟수를 법으로 제한하는 게 과도한 규제 아니냐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국회 전문위원 검토 보고서도 외국에서 CEO 연임 자체를 막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고 밝혔어요. 그래서 방향을 바꾼 겁니다. 금지 대신 문턱을 높이는 쪽으로요.
또 다른 방안도 같이 상정됐어요. 연임 안건을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올리는 겁니다. 지금은 출석 주주 과반, 전체 주식의 4분의 1만 찬성해도 되는데, 특별결의로 바뀌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해요. 문턱이 확실히 높아지긴 하죠.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있어요. 제가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거든요. 국회 전문위원이 최근 네 개 금융지주 주주총회 결과를 분석했는데, 연임 찬성률이 대부분 80퍼센트를 넘었다는 겁니다. 올해 재선임에 성공한 두 회장은 각각 참석 주주의 87퍼센트, 99퍼센트 찬성을 받았어요. 특별결의 요건인 3분의 2 찬성을 이미 훨씬 넘는 수준이죠. 주주총회 문턱을 올려도 실제로 막히는 경우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예요.
그렇다면 임추위 전원 동의 방안 쪽이 더 실효성이 있는 걸까요. 사외이사 한 명만 반대해도 된다니까요. 그런데 이것도 걸리는 게 있어요. 사외이사가 정말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지의 문제는 여전히 남거든요. 사외이사 독립성이 지금도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 제도 개편의 출발점이었잖아요. 문턱을 높이는 것만으로 그 독립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건 아니니까요.
제도가 노리는 것과 실제 효과 사이의 간극. 이게 이번 논의에서 계속 마음에 걸리는 부분입니다. 금지는 위헌이 될 수 있고, 특별결의는 실효성이 의심받고, 임추위 전원 동의는 사외이사 독립성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어요. 어떤 방식을 써도 그 방식이 기대하는 조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거죠.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문턱을 높이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문턱에서 실제로 누가 독립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 당정은 다음 달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