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09:26 · 팟캐스트
디지털자산기본법 윤곽…거래소 대주주 지분 20% 제한
정부안 기반으로 9월 의원안 발의‘의결권만 제한’ 절충안도 부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한 거래소 창업자가 자신이 만든 회사의 지분을 절반 넘게 쥐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사람 한 명이 상장과 폐장, 수수료 정책, 자산 운용 방향을 사실상 결정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 거래소를 수백만 명이 쓰고 있다면 — 이게 지금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현실에 가깝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이 구조를 바꾸려는 법안을 다음 달 초 내놓을 예정입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라는 이름의 업권법인데요. 핵심은 하나입니다. 거래소 대주주가 쥘 수 있는 지분을 원칙적으로 이십 퍼센트 이내로 묶겠다는 겁니다.
이십 퍼센트라는 숫자를 한번 감각으로 가져와 보면요. 지금 일부 거래소 대주주는 오십, 육십 퍼센트 이상을 보유한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절반 이상을 쥐고 있던 사람에게 오분의 일 이하로 낮추라는 얘기입니다. 기존 사업자에게는 삼 년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검토 중이긴 하지만, 방향 자체는 명확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지분을 강제로 파는 게 쉽지 않다는 거예요. 거래소 주식은 상장된 것도 아니고, 살 사람을 찾는 것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의결권 상한'입니다. 지분은 그대로 갖고 있어도 되지만,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이십 퍼센트까지만 인정하는 방식이죠. 가지고 있는 것과 쓸 수 있는 것을 분리하는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의결권을 막아도 정보 접근성, 인사 영향력, 비공식 영향력은 지분과 함께 남습니다. 지분을 쥔 사람이 회의실 밖에서 행사하는 힘을 법이 얼마나 다룰 수 있는가 — 이 질문은 이 법안이 명시적으로 답을 주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게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이유도 있어요.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제 단순한 투자 플랫폼이 아닙니다. 특정 코인을 상장하느냐 마느냐가 그 코인의 가격을 좌우하고, 수백만 명의 자산에 영향을 줍니다. 그 결정을 한 명이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가 지속될 때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 해외 사례들이 이미 보여준 바 있죠.
그러면서도 드는 물음이 하나 있습니다. 지배구조를 바꾸면 책임 구조도 같이 따라오느냐는 겁니다. 대주주 권한을 분산했을 때,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을 지는 구조가 되는지 — 이 부분이 법안에 어떻게 담기느냐에 따라 규제의 실질이 달라질 겁니다. 아직 정부안이 나오지 않은 시점이라, 지금 할 수 있는 판단은 거기까지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지분 규제와 의결권 규제는 같은 목적을 향하지만, 방식이 다릅니다. 어느 쪽을 택하느냐가 이 시장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바꿀지를 결정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