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19:51 · 팟캐스트
신현송 “확장재정과 금리 인상, 반드시 엇박자는 아냐”
■올해 성장률 2.6→3.3%로 높여돈풀면 단기 물가 키울 수 있지만잠재성장 올릴 땐 통화정책 보완반도체 호조에 소비·투자 회복세申 “GDP갭 플러스 전환 앞당겨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날, 중앙은행 총재가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그 자리에서 나온 말이 조금 뜻밖이었어요.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연 두 점 칠오 퍼센트에서 세 퍼센트로. 금리를 올린다는 건 돈의 값을 높여서 경기를 조이겠다는 신호거든요. 그런데 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죠. 돈을 더 쓰겠다는 확장재정을 들고 나온 상황입니다. 보통은 이걸 두고 "엇박자"라고 표현해요. 중앙은행이 속도를 줄이는데 정부는 가속 페달을 밟는 형국이니까요.
그런데 신현송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 조금 달랐어요. "반드시 엇박자가 안 될 수도 있다"고 했거든요. 재정지출이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단순히 수요를 부풀리는 데 쓰이면 물가를 자극하겠지만, 생산성을 올리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투자로 간다면 오히려 통화정책을 도울 수 있다는 논리예요. 형태, 규모, 용도에 따라 답이 정해진다고 했습니다.
이 맥락을 이해하려면 한 가지 숫자를 같이 봐야 해요.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큰 폭으로 올렸습니다.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반도체 경기 호조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고, 소득이 늘면서 소비도 따라오고 있다고 봤습니다. 신 총재는 국민총소득 증가율을 두고 "유례없는 수치"라는 표현까지 썼어요. 이 정도면 좋은 일 아닌가 싶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어요. 경제가 잘 된다는 게 꼭 안심할 신호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신 총재는 "지금도 거의 임계치에 있다"고 했어요. 경제가 정상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능력, 그걸 잠재성장률이라고 하는데, 실제 성장이 그 능력을 웃돌기 시작하면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서 물가가 올라가거든요. 한은은 그 임계점을 넘는 시점이 내년이 아니라 올해 안에 올 수 있다고 봤습니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는 얘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총재의 발언은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에요. 생산성을 올리는 재정지출이라면 통화긴축과 상충하지 않을 수 있죠. 그런데 그 전제, 즉 재정지출이 실제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느냐 — 이게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거든요. 원광대 최남진 교수도 같은 말을 했어요. "실제 재정지출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고요. 총재의 말은 조건이 붙은 낙관론이에요. 그 조건이 충족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거죠.
정책이 두 개의 손으로 다른 방향을 잡을 때, 그 사이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충돌이냐 보완이냐는 결국 돈이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그 흐름을 아직 아무도 다 보지 못한 상태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