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13:39 · 팟캐스트
실종아동·입양인 정보 117만 건 유출…아동권리보장원, 과징금 8억
개인정보위, 과징금 처분 및 재발방지 대책 권고주무 부처 보건복지부에도 “지도·감독 강화해야”저장매체 관리 부실로 주민번호·실종 정보 등 유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서랍 안에 있었습니다.
자물쇠도 없고, 관리 대장도 없는 서랍.
그 안에 USB, 외장하드, CD가 담겨 있었고 — 거기엔 실종아동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입양인의 주소와 연락처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습니다.
누가 가져갔는지, 언제 사라졌는지, 지금도 모릅니다.
한 입양인이 있다고 상상해 보시겠어요.
자신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원래 가족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정보공개를 청구했을 수 있어요. 그 기록이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이라는 곳에 있다는 걸 알았을 거고요.
그런데 그 정보가 — 자신에 관한 기록이 — 서랍 어딘가에 들어있는 USB 안에 암호화도 안 된 채로 잠들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게 사라졌어요.
보장원이 진행한 사업은 꽤 오래된 일입니다.
이천십삼 년부터 이천이십이 년까지, 십 년에 걸쳐 입양기록물과 실종아동 카드를 전산화했어요.
종이로 쌓여 있던 기록을 디지털 파일로 옮기는 작업이었는데, 외부 업체가 그 일을 맡았습니다.
작업이 끝나면 파일이 담긴 저장매체를 납품받았고, 보장원은 그걸 일반 캐비닛에 뒀습니다.
관리자도 없고, 반출입 기록도 없고, 암호화도 없이요.
누군가 실수로 들고 갔을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빼갔을 수도 있는데 — 그 경로를 지금도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유출된 정보가 백십칠만 건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이게 아무도 몰랐다는 게 더 마음에 걸렸거든요.
아이를 잃은 부모의 기록, 입양인의 생년월일과 거주지, 이런 정보들은 — 이걸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지 않아요. 사기에도 쓸 수 있고, 추적에도 쓸 수 있고, 협박에도 쓸 수 있는 정보입니다.
그런데 언제 나갔는지도 모르니까, 지금 어디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하나 더.
분실 사실을 알고도 칠십이 시간 안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법에 정해진 기한이 있는데도요.
피해 당사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제때 듣지 못했고, 그동안 어떤 대비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번에 보장원에 과징금 팔억 원이 넘는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그리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에도 지도·감독을 강화하라고 요구했어요.
이 제재가 당사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보는 이미 나갔고, 돌아오지 않아요.
과징금이 부과됐다고 해서 유출된 주민등록번호가 다시 안전해지는 건 아니거든요.
기억하실 게 있다면 이겁니다.
공공기관이 보관하는 민감한 정보일수록 — 입양 기록, 실종 기록, 이런 것들은 당사자에게 삶 전체와 연결된 정보입니다.
그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단순한 보안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