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09:13 · 팟캐스트
[영상] 네팔 대홍수로 160명 사망…한국인 9명 등 403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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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계곡을 따라 진흙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그 아래 있었고요. 발전소 공사 현장도 그 길목에 있었습니다.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아홉 명이 현재까지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인근에서 작업하던 분들입니다. 같은 현장에 있던 한국인 열 명은 고립됐다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홉 명은 아직입니다.
네팔 라수와 지역, 중국 국경과 맞닿은 히말라야 산악지대입니다.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죠. 그날 갑작스러운 물줄기와 토석류가 계곡을 따라 쏟아졌고, 마을과 도로, 다리를 휩쓸었습니다. 다리만 열아홉 개가 유실됐습니다.
일부 마을은 진흙과 토석에 통째로 뒤덮였습니다. 도로 자체가 없어졌으니 구조대가 들어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요. 지금도 수색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 접근 자체가 어렵다는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 원인으로 지목된 건 지진이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 유에스지에스가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거든요. 그게 산사태와 홍수를 촉발했다는 초기 분석이었습니다.
그런데 추가 분석 결과가 달랐습니다. 실제 지진은 없었다는 겁니다.
지진 관측소 자료와 위성사진을 다시 들여다봤더니, 당시 관측된 진동은 거대한 빙하와 암석 덩어리가 무너지면서 생긴 충격파였습니다. 지진처럼 읽힌 거지, 지진이 아니었던 거죠. 유에스지에스는 이 사건을 규모 5.2에 해당하는 산사태로 수정했습니다.
방향이 반대였던 겁니다. 지진이 빙하를 무너뜨린 게 아니라, 빙하가 먼저 무너지면서 그 충격이 지진 신호처럼 나타난 거였습니다. 얼음과 바위가 강을 막거나 물길을 틀어버리면서, 막혔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지진이라고 읽힌 신호가 사실은 빙하 붕괴였다면, 지금 우리가 '자연재해'라고 분류하는 사건들 중에 비슷한 경우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 아닐까 싶어서요.
히말라야 빙하는 기후변화로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 내부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붕괴 위험이 높아진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죠. 그런데 이번처럼 붕괴 자체가 지진으로 오인될 만큼 큰 충격을 낸다면, 이건 단순히 자연의 일이라고만 볼 수 있을까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 아이씨아이엠오디는 이미 경고를 냈습니다. 국경 지역 강 상류에 아직 물길을 막고 있는 구간이 남아 있어서, 추가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요.
수색은 계속되고 있고, 한국 정부도 외교부·소방청·경찰청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파견할 예정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입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지진'이 아니었습니다. 빙하가 무너졌고, 그게 지진처럼 읽혔습니다. 같은 현상도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원인이 달라지고, 그 원인이 어디서 왔는지를 따라가면 이야기는 더 오래된 곳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