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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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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7 08:30 · 팟캐스트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개방감…제네시스가 럭셔리 SUV의 새 기준점 [모빌리티 리포트]

세계 최초 ‘독립 개폐형 코치도어’사라진 B필러는 도어속으로 숨어시동 버튼 없는 새로운 전원 체계지붕 뒤덮는 루프 에어백도 첫 선“꿈을 현실로 만들다” 전세계 호평국산차 최초로 가격 2억 넘어설듯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오래된 공연장,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 무대 뒤 장막이 찢어지듯 열리면서 차 한 대가 천천히 굴러 들어옵니다. 무대 중앙에서 멈추더니, 문이 열립니다. 앞문이 열리고, 그다음 뒷문이 열리는 게 아니에요. 앞뒤가 각자, 동시에, 바깥쪽으로 활짝. 양문형 냉장고처럼. 환호성이 터졌다고 합니다. 제네시스 GV90이 처음 세상에 나온 순간입니다. 이 차의 출발점은 2024년에 공개된 콘셉트카 '네오룬'이에요. 그때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이 "이대로만 나와라"였다고 합니다. 콘셉트카는 보통 양산으로 가면서 현실과 타협하거든요. 멋진 선은 구조 문제로 다듬어지고, 과감한 장치는 비용 때문에 사라지고. 그래서 기대감이 높을수록 실망도 컸던 경우가 많았죠. 근데 이번엔 달랐다고 해요. 영국 카 매거진은 "콘셉트카 디자인이 양산차에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GV90은 그대로 구현돼 있다"고 썼습니다. 포브스는 "차에 타는 순간부터 느껴진다"고 했고요. 가장 인상적인 평가는 미국 매체 잘롭닉에서 나왔어요. "현존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GV90 네오룬의 실내를 능가하는 인테리어를 떠올리기 어렵다"고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현존하는 자동차 시장 전체'라는 말이요.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를 제쳐놓고요. 이건 기자의 수사가 아니라 자동차 전문 매체의 평가입니다. 제네시스가 브랜드를 만든 지 이제 겨우 열한 해가 됐거든요. 화제의 중심인 코치도어 얘기를 좀 더 해볼게요. 코치도어는 뒷문이 뒤로 열리는 구조인데, 원래는 앞문을 먼저 열어야 뒷문을 열 수 있었어요. 차체 옆을 지탱하는 B필러라는 기둥이 있어서요. 그걸 없애면 문은 자유로워지지만 충돌 때 차체가 버텨주질 못하죠. GV90 네오룬은 B필러를 없애는 대신, 문 안에 초고강도 철제 빔을 숨겨 넣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기둥을 이식한 거예요. 제네시스는 이 방식으로 B필러가 있는 차와 동등한 충돌 안전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게 한 가지 기술만의 얘기가 아니에요. 이 차엔 세계 최초 또는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처음 시도한 기술이 서른 개 넘게 들어갔다고 합니다. 차 문을 열면 시동이 걸리는 전원 체계, 눌렀을 때 튀어나오면서 커지는 디스플레이, 전복 사고 때 천장 전체를 덮는 루프 에어백. 루프 에어백은 세계 최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어볼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 차가 겨냥하는 경쟁 상대는 벤츠 EQS, BMW iX세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입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GV90의 가격은 기본 트림이 일억 원대 중반, 코치도어가 달린 네오룬은 이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금까지 국산차가 이억 원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제네시스의 최고가 모델도 지금은 일억 칠천만 원대예요. 기술이 좋다는 건 증명됐을 수 있어요. 해외 전문 매체들이 일제히 호평한 건 사실이니까요. 근데 기술과 브랜드는 다른 문제거든요. 수십 년 된 수입 럭셔리 브랜드와 가격표를 나란히 놓았을 때, 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열려 있어요. 모터트렌드가 GV90을 "판도를 흔드는 변수"라고 표현한 건 그냥 칭찬이 아닐 수도 있어요.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존재라는 말이지, 이미 흔들었다는 말은 아니니까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를 꼽으라면, 이겁니다. 제네시스 GV90은 기술로는 이미 그 자리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브랜드가 가격을 설득할 수 있느냐예요. 그건 차가 아니라 시간이 대답할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